대만 첫 여성 총통 당선 차이잉원, 韓-대만 교류 강화 ‘희망’… 한국 드라마·김치 좋아해

입력 2016-01-19 21:58

105년 역사상 대만 첫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蔡英文·사진) 민진당 주석은 “한국과 대만이 아시아의 신흥 민주국가라는 공통점을 토대로 다방면에서 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드라마를 보곤 했었다”면서 “한국의 한류 확산 정책은 상당히 참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차이 당선자는 19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과 대만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우호 관계와 발전 경험이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그는 양안 관계에 대해선 “억압은 양안 관계의 안정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측의 일방적인 ‘하나의 중국’ 정책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양안 정책은 일치성, 예측 가능성, 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 등 세 가지 원칙이 견지돼야 한다”면서 “대만과 중국이 서로 ‘대등한 존엄’을 추구하고 ‘도발’이나 ‘의외의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정책의 착오를 원상회복하겠다”며 국민당 정권의 친중 정책 노선을 수정할 계획임도 시사했다.

차이 당선자는 한류 확산에 대해 “지난 몇 년간 한류가 세계적으로 눈부신 유행 문화의 힘이 된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문화 정책 측면 노력과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진당 주석 취임 전 한국 드라마를 자주 봤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의 정교하고 세밀한 음식문화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특히 김치가 맛있다”고 덧붙였다.

차이 당선자는 2012년 대만에서 출간된 박근혜 대통령의 자서전 ‘나는 박근혜다(我是朴槿惠)’의 중문판을 위해 추천사를 쓴 일화도 꺼냈다. 그는 당시 추천사에서 ‘우리는 한국의 3C(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제품을 잘 알지만, 박 대통령이 진행한 소액기부운동 등 한국의 정권 교체에 대해서는 익숙지 않다. 이 책이 한국의 정국 변화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썼다고 소개했다. 차이 당선자는 “동양의 보수적 문화에서 한국과 대만의 여성 지도자 탄생은 시대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