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가 행복해야 교회가 산다”… 국내 첫 사모 전문 치유 프로그램 ‘하이패밀리-사모 러빙유’ 10주년

입력 2016-01-19 21:10 수정 2016-01-22 14:04
하이패밀리가 주최하는 사모전문치유세미나 ‘러빙유’에 참석한 이들이 둘씩 짝지으면서 서로를 꼭 껴안아주고 있다. 하이패밀리 제공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는 교회 사모 세미나 ‘사모 러빙유(Loving You)’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고 19일 밝혔다. 사모 러빙유는 국내 최초의 사모 전문 치유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국내외 사모 1500여명이 수강했다. 참가자들은 전문강좌, 성경공부, 예술치료 등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관계의 지혜를 배운다. 사모들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역할의 정체성을 회복하게 된다.

세미나 참석 후 회복된 사모들이 많다. 대도시에서 사역하다 4년 전 강원도 한 어촌으로 부임한 A사모는 성도들의 등쌀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그는 “한번은 권사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불려갔다. ‘이래 가지고 교회가 되겠냐? 목사님이 목회를 더 배우셔야 겠다’며 훈계하시더라. 도망치고 싶었다”고 했다. 사임을 결심한 뒤 러빙유에 참석했다. A사모는 다른 사모들도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알게 됐고 진심어린 공감을 보이는 다른 사모들을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 그는 “세미나 후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게 됐다. 그분들도 잦은 목회자 사임에 상처를 받았더라. 사모들이 외부 세미나를 통해 마음의 굴레를 벗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A사모는 현재도 같은 교회에서 목회 중이다.

박선의(40·서산 흑석교회) 사모는 2006년 남편 문기원(47) 목사와의 이혼까지 생각했다. 박 사모는 “돈도 없는데 성도를 위한 무료 결혼식을 추진한 남편과 한바탕 크게 다퉜다. 러빙유 세미나에 가서 펑펑 울었다. 나를 돌아봤다. 내 기준대로만 남편을 본다는 것을 느꼈고 다시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당시 자녀가 둘이던 박 사모는 그 후 아이 둘을 더 낳았다.

21일까지 사흘 동안 경기도 광주 진새골 사랑의집에서 열리는 제46차 ‘사모 러빙유’에는 사모 30여명이 참석 중이다. 기획자인 김향숙 가정사역평생교육원장은 “사모가 행복해야 목회자가 행복하고, 목회자가 행복해야 교회가 산다”며 “지친 사모들이 러빙유에서 행복한 사모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 크리스천 여성을 위한 세미나는 26∼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031-772-3223).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