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선교집회가 열렸다. 재일 한국기독교선교협의회에서 개최했다. 필자는 강사로 참여했다. 영적 리더십에 대해 강의도 하고 집회를 인도했다.
일본에서 리더십하면 역사소설 ‘대망(大望)’을 떠올린다. 고등학교 방학 때 전집을 읽어보았다. 그 안에 세 주인공이 등장한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다.
오다는 선이 굵은 리더이자 전략가다. 신식무기를 도입했다. 실력 위주의 인사관리를 했다. 짧고 굵게 일본을 이끌었다. 도요토미는 상위 리더십인 오다에게서 중용을 받은 자로서 기지와 용병술이 뛰어나다. 그러나 그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조선의 원수였다.
도쿠가와는 명실상부 일본을 통일한 자다. 대망(大望)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원에서 새가 울면 다른 리더들은 칼로 베어버리지만 그는 울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는 자로 등장한다. 그는 일본 리더십의 대표격으로 흠모를 받는 인물이다. 그를 따르는 부하들은 가장 충성도가 높은 자들이다. 누군가 부하들에게 물었다. “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따르는가.” 그들은 일본통일을 위해서 자기의 주군인 도쿠가와를 따른다고 했다. 그것이 그들의 대망(大望)이다.
일본에 선교사들이 모여 비전을 품고 기도한 것은 미션대망이다. 미션대망은 하늘의 대망이다. 그냥 대망은 땅의 대망이다. 땅의 대망은 땅따먹기다. 일본 우익의 정신적 지주, 요시다 쇼인도 대망을 가진 자다. 그의 제자 이토 히로부미, 그 정신을 따르고 있는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 모두가 땅따먹기 대망이다. 정경숙 출신의 아베도 역시 땅의 대망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땅의 대망은 종종 정복욕으로 나타난다. 때로는 자신의 대망 때문에 이웃에게 엄청난 상처를 준다. 결국 자기도 망하고 남도 망하는 대망이다.
그러나 미션대망은 다르다. 하나님나라 대망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목적이요, 지상의 명령이다. 사랑의 나라 대망인 것이다. 미션대망은 성육신 리더십으로 나타난다. 미션대망을 품고 섬겼던 미션리더가 있었다. 그는 총신대 전 총장이었던 고(故) 김의환 목사다.
그는 유년시절 일본사람에 의해 큰 상처를 받았다. 교회를 다닌다고 학교 교장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교장은 칼을 빼들고 어린 소년을 위협했다. 예수를 믿고 교회를 다니면 죽이겠다는 것이다. 그 소년은 거기에 굴하지 않고 신앙생활을 포기하지 않았다. 후일 미국에 유학해 신학자가 되었다. 그가 제일 먼저 사역을 원했던 곳은 자기를 죽이려 했던 일본이었다. ‘성육신선교’로 섬기기를 원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의 신학자를 선교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총신대 교수로 재직하게 되었다.
그분이 총신대 총장 시절 필자는 동역을 했다. 일본선교 동북아 평화라는 슬로건을 신학교에 내걸었다. 학기가 시작되면 일본 단기선교 희망자를 모집했다. 방학 때 일본에서 선교집회를 개최했다. 참가학생들은 일본선교에 도전을 받았다. 그리고 일본신학교에 입학을 했다. 비록 소수였지만 일본교단에 들어가서 일본교회 목회를 섬겼다. 일본선교집회 때 주 강사는 김 전 총장이었다. 그는 총장 재임을 위한 투표가 있는 전날 저녁에도 필자와 함께 일본의 작은 우동집에서 식사를 했다. 단무지도 없는 우동을 후루룩 들이켰다. “총장 재임투표 하시는데 거기서 무엇하시느냐”는 전화에 파안대소했다. 그것이 바로 미션대망이었다. 복음의 불모지 일본에 미션대망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권순웅 목사 (동탄 주다산교회)
[시온의 소리-권순웅] 미션대망
입력 2016-01-19 19:58 수정 2016-01-19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