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선두 탈환, 다시 고공비행

입력 2016-01-19 20:47 수정 2016-01-20 00:35

대한항공이 남자프로배구 선두에 복귀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이후 86일 만이다.

대한항공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대 0(25-17 25-14 25-2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을 추가한 대한항공(17승 8패)은 승점 52점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OK저축은행(승점 50·16승 8패)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이로써 남자부는 상위 4개팀의 선두다툼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됐다. 나란히 16승 8패를 기록 중인 3위 현대캐피탈(승점 48), 4위 삼성화재(승점 43)도 언제든지 선두를 노려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3연패에 빠진 OK저축은행은 20일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있어 선두 재탈환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대체 용병 모로즈의 합류 후 7승 2패를 기록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우리카드전에서는 용병의 무게감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러시아 1부리그 출신으로 국가대표로 뛰었던 모로즈는 양팀 최다인 23점에 공격성공률도 68%로 높았다. 반면 러시아 2부리그 출신 우리카드 알렉산더는 모로즈의 블로킹에 자주 막히며 13점, 공격성공률 35.48%로 부진했다.

5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은 김학민 정지석의 토종 공격수가 건재한데다 최고의 세터 한선수가 절정의 토스워크를 보이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곽승석의 수비력도 믿음직하고 한국전력에서 데려온 최석기의 중앙 속공도 점차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모로즈가 팀에 활력소가 된다. 마이클 산체스가 부상으로 빠지고 모로즈가 팀에 합류하기 전 외국인 선수 공백이 있을 때 버텨 준 국내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할 때다. 큰 부담을 주지 않고 활기차게 팀을 이끌고 싶다”고 덧붙였다.

4라운드에서 6전 전승을 기록한 현대캐피탈도 우승 저력을 갖췄다. 문성민과 오레올이 공격에서 안정을 되찾았고, 최민호와 진성태가 버틴 센터진은 242개(세트당 평균 2.719개)의 블로킹과 속공 성공률 60.98%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0일 제대하는 국내 최고의 센터 신영석이 가세하면 블로킹과 속공의 위력은 더욱 드세질 전망이다. 게다가 4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2년차 세터 노재욱도 세터 출신 최태웅 감독의 지도로 일취월장했다.

삼성화재는 독일 병정 그로저가 존재하는 한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다. 올림픽 예선전을 다녀와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2경기 모두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7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 기록(9개)을 6개 능가하는 15개의 서브득점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다만 오직 그의 어깨에 팀의 운명을 걸어야 할 정도로 용병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삼성화재의 약점으로 꼽힌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