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반대를 외쳤다. 사운을 건 듯한 태도다. 그런데 SK텔레콤은 홍보실장(전무) 주관으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발목잡기’라고 깎아내렸다.
권 부회장은 자체 용역 보고서를 주요 근거로 들어 “SK텔레콤의 이번 인수·합병 추진은 땅 짚고 헤엄치려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시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나타내는 GUPPI(가격인상압력지수)가 30.4%에 달했다. 학계에선 통상적으로 GUPPI가 10% 이상이면 요금인상 요인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권 부회장은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정부는 인수·합병 심사를 현재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이 통과된 뒤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윤용철 SK텔레콤 PR실 전무는 즉각 반박 간담회를 열고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말에 발끈했다. 윤 전무는 “제가 좀 무능했던 거 같다”면서 “땅 짚고 헤엄치기처럼 이렇게 쉬운 걸 어렵게 생각했다”고 비꼬았다.
윤 전무는 이어 “LG유플러스는 스스로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의존해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발목잡기를 그만했으면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LG유플러스가 개정 통합방송법의 입법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만일 이종플랫폼 간 소유·겸영을 제한한다면 KT그룹의 KT스카이라이프 지분 50% 이상 보유한 것도 위법이다”고 말했다.
그러자 LG유플러스는 “수개월간 준비해 발표한 자료를 폄하하는 행위는 기본적인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행태”라고 대응했다.
양사가 다분히 감정적인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장동현 사장도 모르는 반박 기자간담회를 즉각 열 수 있는 점을 보면 이번 CJ헬로비전 인수 합병건을 낙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인수합병이 꼭 돼야하기 때문에 즉각 대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민석 기자
LGU+ “땅 짚고 헤엄” vs SKT “발목잡기 그만”… 헬로비전 인수 싸고 감정싸움
입력 2016-01-20 18:09 수정 2016-01-20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