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인단을 뽑는 지역별 첫 경선을 보름 앞두고 열린 민주당의 TV토론에서 1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2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앞서는 클린턴 후보는 이날 마치 도전자처럼 샌더스 후보를 몰아세웠다. 반면 ‘대선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2월 1일)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2월 9일) 등 초기 경합주에서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선 샌더스 후보는 토론회 직전 건강보험 개혁방안을 발표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미 NBC방송이 17일(현시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개최한 민주당의 4차 TV토론에서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의 설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샌더스 후보는 “선거 캠페인이 시작됐을 때 클린턴 후보는 나보다 (지지율이) 50% 포인트나 앞섰지만 이제는 3% 포인트 차이뿐”이라며 “흑인 유권자들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NBC방송이 발표한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59%의 지지율로 샌더스 후보(34%)를 25%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퀴니피액대학이 최근 발표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후보는 49%의 지지율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45%)을 4% 포인트 차로 앞섰고, 몬머스 대학이 내놓은 뉴햄프셔주 조사에서는 샌더스 후보(53%)가 클린턴 후보(39%)를 14% 포인트 차로 따돌려 경선 초반 ‘샌더스 승리’의 이변을 예고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후보의 약점인 총기 규제 반대 전력을 부각시켰다. 그러자 샌더스 후보는 “사실상 총기 규제가 필요 없는 외곽 주(버몬트)의 상원의원으로서 나는 미국총기협회(NRA)로부터 항상 최하위 평가(D-)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샌더스 후보는 토론회 직전 ‘메디케어 포 올(Medicare-for-all)’이라는 이름의 건강보험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중산층 개인에게 2.2%, 고용주에게 6.2%의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시키는 게 골자다. 샌더스 후보는 또 최고 부유층에게 부동산세를 물리는 등 세법 개정안도 공개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는 “샌더스 후보가 오바마 케어를 뒤집으려 한다”고 공격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 후보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선거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아이오와주의 한 민주당 전문가는 “(클린턴 후보의) 가장 큰 문제는 (그녀가) 새로운 유권자들을 열광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백악관으로 가려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주의 새 유권자들을 열광하게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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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샌더스 경선 앞두고 난타전… 민주당 경선 4차 TV토론
입력 2016-01-18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