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216원을 넘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전날보다 하락했지만 변동성이 커져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저유가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시장엔 악재가 더 늘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달러당 1213.4원)보다 2.5원 하락한 달러당 1210.9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6원 상승한 달러당 1214.0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달러당 1216.8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 환율을 달러당 6.5590위안으로 고시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전날보다 위안화 가치가 0.07% 오르면서 원화 가치도 함께 올랐다.
달러당 1216.8원은 직전 장중 연고점이던 지난 14일(1215.3원)보다 1.5원 상승한 것이어서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더 커졌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안정화하는 데 실패할 경우 국내 증시와 환율이 동시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고스란히 우리 외환시장으로 옮겨지는 와중에 저유가가 장기화하는 점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란 핵 협상 타결 이후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란은 수주일 내 하루 50만 배럴, 연말까지 하루 최대 100만 배럴로 수출을 늘릴 계획이어서 원유시장 공급 과잉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유가 약세 심화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 및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5일 기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9.4달러로 1주일 만에 11.3%나 하락했다.
NH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이란 제재 해제는 원유시장과 금융시장, 신흥국 시장엔 부정적”이라며 “이란 내수시장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갈등으로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이란 제재 풀리니… 끙끙 앓는 환율
입력 2016-01-18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