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길 수 없는 유가하락 등 대외악재 관리 차질 없어야

입력 2016-01-18 17:30
이란발(發) 유가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저유가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글로벌 증시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혼돈 그 자체다. 지난 주말 국제 유가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종가 기준)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18일 아시아 시장이 재개되자마자 3% 이상 급락하는 등 연일 하락세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에 따른 공급 증가 우려 여파다. 중국 경제 불안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시장도 위태롭다. 주말 뉴욕 증시 급락 영향으로 18일 아시아 증시는 동반 하락하다 가까스로 보합세로 마무리됐다. 올 들어 중국발 악재와 저유가가 금융시장을 강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증시 투자자들은 거의 패닉 수준이다.

‘양날의 칼’인 저유가가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산유국들이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신흥국 금융위기로 이어져 글로벌 경제를 암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베네수엘라의 경우 최근 2개월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경제가 심각한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원유시장에 복귀해 생산을 확대하면 공급 과잉 심화로 유가 하락 속도가 더 빨라져 배럴당 10달러대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돈에 몰아넣는 것은 저유가와 함께 중국 경기 둔화 우려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게 진앙지가 돼 전 세계 증시도 추락했다. 중국 기업들의 급속한 부채 증가도 태풍의 눈이다. 자칫 부실화되면 중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릴 정도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이런 대외 악재 흐름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한국 수출의 25%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수출의 58%는 신흥국을 상대로 하는 상황에서 중국 경기 둔화와 저유가는 우리에게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수출산업의 제품 경쟁력 등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유일호 경제팀’이 정책 기조도 변화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보여준 안이한 인식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