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한국인의 10명 중 8명은 노후 준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본인들은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은 18일 은퇴를 준비하는 12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적정 생활비(부부 기준 월 269만원)를 마련한 이들은 7.9%, 적정생활비에는 못 미치지만 최소생활비(월 196만원)로 대비한 이들이 8.1%였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84.0%는 최소 생활비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적정 생활비와 최소 생활비는 조사 대상자들의 응답 결과를 평균치로 산출했다.
하지만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은퇴준비가 미흡하다고 답한 비율은 52.1%뿐이었다. ‘보통(최저생활비 이상 마련)’이라고 답한 비율이 38.1%였다. 은퇴 준비는 부족한데도 막연하게 낙관하고 있는 이들이 30%가 넘는 셈이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쳐도 대부분은 최소생활비에도 못 미친다. 국민연금의 1인당 평균 연금지급액은 지난해 월 33만6680원이었다.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해 연금 수령 연령(65세)이 된 경우에는 이보다 많은 평균 월 87만1870원이었다. 부부를 기준으로 해도 최소생활비의 절반 수준이다. 나머지 절반은 퇴직연금이나 개인적으로 가입한 연금상품(개인연금), 기타 재테크 투자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개인연금에 가입한 이들 중 연금을 받는 이들은 평균 월 35만원을 수령하고 있다.
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정년퇴직 연령이 60세 이후로 늦춰지고,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가입 기간도 늘어나고 있어 연금 수령액은 느는 추세다. 삼성생명은 “1인당 개인연금 수령액은 5년 전 27만원에서 8만원 늘었고, 연금을 받는 가입자 수도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은퇴 앞둔 84% 최소생활비 마련 못해… 준비 미흡해도 심각성 제대로 몰라
입력 2016-01-18 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