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5000m ‘보물창고’ 열렸다… 해수부, 세계 최초 심해 망간단괴 채광 시스템 개발

입력 2016-01-18 20:28
해양과학기술원 지상범 해저환경 지원 연구본부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심해저 채굴 신기술로 채굴한 망간단괴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해저의 검은 노다지’ 망간단괴가 있는 수심 5000m 심해 보물창고가 국내 기술로 열리게 됐다. 1994년 정부가 태평양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사업을 시작한 지 20여년 만이다.

해양수산부는 18일 심해저에서 채집된 망간단괴를 수면 위 채광선으로 이송하기 위한 시스템(양광시스템)을 개발하고 해상 실증시험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망간단괴는 첨단산업의 기초 소재로 활용되는 니켈 코발트 구리 등 전략금속을 다량 함유한 물질로 수심 5000m 내외의 심해에 있다.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망간단괴를 끌어올렸지만 충분한 양을 확보하기 어려워 94년부터 태평양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해수부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은 버퍼시스템이다. 버퍼는 채광 로봇인 ‘미내로’가 바다 밑에서 건져 올린 망간단괴를 물 위로 올리기 위해 파이프로 보내기 전 거치는 중간 저장소다. 로봇이 모은 망간단괴를 곧바로 파이프로 보낼 경우 많은 양이 몰리거나 크기가 고르지 않아 파이프 손상이 우려됐다. 버퍼 시스템은 채광한 망간단괴를 크기별로 구분해 일정 물량을 일정 속도로 파이프에 보낸다.

개발팀은 지난달 14일부터 24일까지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미내로의 채광 뒤 버퍼와 파이프를 이용해 해상으로 광물을 끌어올리는 모든 과정을 진행, 수심 1200m에 있던 광물들을 성공적으로 채집했다.

기술원 관계자는 “심해 5000m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직선의 파이프를 곡선으로 만드는 등 열악한 조건을 만들었다. 실증시험은 R&D의 기술성숙도(TRL) 9단계 중 6단계”라며 “향후 내구성, 기술표준화 작업 등을 끝내면 상용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원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과 일본에서 버퍼 시스템에 대한 특허 등록도 마쳤다. 중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도 특허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수부는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 매년 2조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