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AIIB는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이 주도해 만든 다자간개발은행이다. 침체에 빠진 자국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이지만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아시아권의 개발 투자 수요를 꽤 촉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57개 창립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지분율 5위(3.81%)로 이사국에 포함됐다. 이는 한국이 지금까지 가입한 국제 금융기구 지분율로는 가장 높은 것이며 앞으로 5인의 부총재 가운데 한 자리를 확보해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AIIB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인프라 개발 참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IIB는 창립 첫해 12억 달러어치의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2018년까지 35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 건설업체와 IT 기업 등에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업체들로서는 이란 경제 제재 해제와 함께 또 하나의 단비다. 신도시 개발 노하우와 해외 인프라 사업 경험이 많은 기업 입장에서는 새 먹거리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AIIB 출범이 국익과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겠다. 다자간개발은행 프로젝트는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특징이다. 민간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절대적이다. 정부와 금융기관 등이 ‘일괄 서비스 체계’를 갖춰 기업들에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정부 대응이 지지부진하다는 소리가 높다. 오래 전에 AIIB 참여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여태 실효있는 로드맵을 내놓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AIIB 출범에 따른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나 실리는 최대한 챙겨야한다. 기업들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부는 하루빨리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사설] AIIB는 출범했는데 정부 종합대응체계 안 보인다
입력 2016-01-18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