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벌써 첫 달의 하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올 한 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까요.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참된 양식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본문은 아버지의 품을 떠난 둘째 아들이 굶주려 죽게 된 극한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고 온갖 사치와 방탕에 취해 배부르게만 살아온 탕자에게 돼지의 양식조차 얻어먹을 수 없는 혹독한 굶주림은 생소한 경험일뿐더러 가장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제서야 탕자는 “스스로 돌이켜 아버지께 가서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17∼18절)라고 자백하기로 결심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둘째 아들의 회심이 아버지께로 돌아가면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필요 때문인지, 아니면 굶주림을 통해 지난날의 잘못을 깨달은 영적 회심인지 하는 문제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도 둘째 아들처럼 아버지의 품을 떠나 자신의 정욕대로 살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때때로 탕자와 같은 우리의 발걸음을 버려두시거나 우리를 탕자처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시기도 합니다. 우리를 미워해서 그런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굶주림을 통해 아버지 품에서의 풍요로웠던 시절을 돌아보게 하십니다. 그리고 자신의 배고픔이 아버지 품을 떠남으로써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십니다. 세상의 쾌락에 배부르고, 죄를 먹고 마심에 배불렀던 과거를 청산하고 치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세상길에서 아들을 구원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심정입니다. 썩어질 세상의 양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주시기를 원하는 것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땅에서의 배고픔을 통해 하늘의 것들을 생각하도록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배고픔에서 시작됩니다. 배고픔이 무슨 놀라운 비법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세상의 소망이 끊어질 때 하늘의 소망을 주십니다. 주님을 바라볼 때 하나님은 죄악을 더 이상 먹지 않게 하시고 하늘의 양식을 먹여 주십니다. 이제 우리는 돼지처럼 세상의 것을 먹고 마시느라 골몰했던 지난날을 청산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가 세상의 양식을 구하는 데 있었다면 회개합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요 4:34) 우리의 금식이 땅의 것을 구하기 위함이었다면 회개합시다. 우리의 금식은 하늘의 양식을 구하고 하나님의 일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마 4:4)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의 양식을 먹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는 주님의 말씀을 의지해 하늘의 양식으로 2016년을 살아갑시다. 아멘.
서대천 서울 서초 홀리씨즈교회 목사
[오늘의 설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입력 2016-01-18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