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더비, 누굴 응원하지?… 투수 2명·타자 4명 ‘메이저리그 코리안 전성시대’

입력 2016-01-19 04:00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우리 국민은 바다건너 미국에서 박찬호(43)가 등판한 날 아침마다 그의 투구에 열광했다. 18년이 지난 2016년. 봄부터 한국에선 매일 아침 코리안 빅리거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바야흐로 코리안 메이저리거 전성시대다.

메이저리그에는 지난해 활약한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와 류현진(29·LA 다저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기존 선수에 올해 겨울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3명이 가세했다. 이전까지는 박찬호, 김병현(37·KIA 타이거즈) 등 투수 일색이었지만 이제 투타 균형도 맞춰졌다. 투수가 2명, 타자가 4명이다.

4명의 한국인 타자가 활약하는 건 국내 메이저리그 팬에겐 희소식이다. 거의 매일 경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뛰는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했다. 중부지구에는 박병호가 뛰고, 서부지구에는 맏형 추신수가 대기하고 있다. 강정호와 오승환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활약한다. 여기에 좌완 투수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는 서부지구에 속해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없는 지구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뿐이다.

코리언 메이저리거가 곳곳에 포진하니 한국인 맞대결 기회도 많다. 특히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강정호와 오승환은 한국에서 뛸 때처럼 자주 만남을 갖는다. 총 19차례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강정호가 타자고, 오승환이 불펜 투수라는 점에서 이들의 맞대결은 다른 어느 선수들보다 자주 있을 전망이다. 강정호는 최초로 한국프로야구에서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다. 오승환은 특유의 ‘돌직구’로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평정하겠다는 각오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강정호가 오승환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강정호는 2007년 이후 오승환을 상대로 13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맞대결은 개막전부터 시작된다. 개막전에는 한국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박병호와 타격기계 김현수가 맞붙을 수 있다. 볼티모어는 내년 4월 5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캠든야드에서 박병호의 미네소타와 격돌한다. 박병호는 지명타자로, 김현수는 좌익수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신구(新舊) 출루머신’ 대결도 예정돼 있다. 바로 추신수와 김현수다. 두 선수는 4월 15∼18일,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4연전을 치르는 것을 시작으로 8월 3∼5일 장소를 바꿔 캠든야드에서 재격돌한다. 추신수와 김현수는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다. 외야수로서 멋진 보살(補殺·주자를 아웃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 플레이도 기대된다.

지난해에 맞붙지 못한 동갑내기 친구 류현진과 강정호의 투타 대결도 관심사다. 다저스와 피츠버그는 6월 25∼28일 PNC파크에서 4연전을 벌이고 8월 13∼1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3번 더 맞붙는다. 류현진과 김현수는 7월 5∼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적으로 만난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고 김현수가 라인업을 지키면 2012년 한국프로 시절 이후 4년 만에 둘의 투타 대결이 성사된다. 류현진과 강정호는 나란히 재활에 힘쓰고 있다. 류현진은 최근 불펜 피칭을 시작했고, 강정호는 팀의 미니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