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공신화’ 이랜드, 패션왕 이어 유통왕 도전

입력 2016-01-17 20:42

“세련된 백화점 같기도 하고, 아울렛 같기도 해요. 처음 보는 쇼핑몰이지만 살 것도 많고 가격도 싸네요.”(루쉔옌·42·여) “고가 수입품부터 SPA까지 다 있고, 무엇보다 로엠 티니위니 같은 한국 브랜드가 많아서 좋아요.”(황웨이웨이·20·여)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에 자리 잡은 ‘팍슨-뉴코아몰’에서 만난 중국 소비자들은 상품을 둘러보느라 분주했다. 이날 그랜드오픈한 팍슨-뉴코아몰은 이랜드그룹과 중국 유통기업 바이성(百盛)이 51대 49 비율로 합작해 만든 상하이의 첫 도심 아울렛형 쇼핑몰이다.

바이성이 4년간 운영하던 백화점을 새롭게 단장한 5개층 5만㎡ 매장에 의류·잡화·화장품·식음료 등 200여 브랜드가 입점했다. 일부 패션관을 먼저 개장한 지난달 19일 당일 매출이 기존 팍슨 백화점 하루 평균 매출의 5배인 1525만 위안(약 27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그랜드오픈식에 참석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팍슨-뉴코아몰을 시작으로 올해 중국 주요 도시에 10개의 유통점을 열 계획”이라며 “이랜드그룹은 중국 패션사업 성공에 이어 제2의 성장엔진으로 선택한 유통업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 중국 최대의 유통 패션 외식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가 유통업에 뛰어든 것은 중국 백화점 산업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랜드의 중국 패션사업은 2000∼2012년에는 연매출이 평균 60%씩 늘었지만 2013년에는 신장률이 10%대로 내려앉았고 지난해에는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렀다. 이랜드는 백화점 대신 수입 고가 브랜드 직매입 매장, SPA와 편집숍, 차별화된 외식브랜드, 유아 체험 콘텐츠 등으로 구성된 도심 아울렛형 쇼핑몰이 중국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는 백화점 하나를 다 채울 수 있는 6개 분야 250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콘텐츠 그룹인 데다 중국에서 지난 20년간 신뢰감을 쌓아온 덕분에 중국의 유명 유통그룹들이 ‘러브 콜’을 보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앞으로도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기존 유통 대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이 기업이 운영하던 백화점을 리뉴얼해서 오픈할 계획이다.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이런 방식을 통해 2020년까지 100개점을 오픈해 15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는 2020년 중국 내 이랜드 전체 매출 목표 25조원의 60%에 해당한다. 지난해 이랜드 중국 매출은 2조6500억원이었다.

상하이=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