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들은 인재(人災)로 인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천재(天災)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최근 들어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는 것은 바로 수해(水害)다.
지난해 여름에는 상하이를 비롯해 남부의 주요 도시들이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었다. 2012년에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도 60년 만의 폭우로 79명이 숨졌고 경제적 손실도 100억 위안(약 1조8200억원)에 달했다. 한 차례 큰비로도 상습적으로 침수되면서 중국인들은 상습 침수를 ‘칸하이(看海)’ 현상으로 부른다.
중국에는 매년 홍수로 엉망이 되는 도시가 100곳을 넘어선다. 고질병이 된 침수 현상은 각 도시의 배수체계가 급속히 진전된 도시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매년 되풀이되는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 마련한 것이 바로 ‘스펀지 프로젝트’다. 빗물을 최대한도로 저장한 후 물 부족 시 재활용하면서 수자원 이용효율을 높이고 홍수 등 자연재해 방지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빗물을 바로 강으로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지상에서 최소 60%를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거주지 주변에 연못·습지대를 만들어 배수시스템을 통해 물을 빼내 저장한 뒤 재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도로도 투과성이 있는 재료로 만들어 배수 효율을 높인다.
우선 우한, 충칭, 샤먼, 난닝 등 16개 시범도시에서 스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상습 침수에 시달렸던 우한시의 경우 ‘칸하이와 이별을 고하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앞으로 3년간 107억 위안(약 1조9500억원)을 투입해 배수와 정수, 상수도 공급 체계를 완비하자는 ‘3수(三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우한시는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2017년이면 빗물의 70%를 회수하고 침수가 2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의 배수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펀지 프로젝트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가 크다.
베이징대 경관설계학원 부원장 리디화 교수에 따르면 스펀지 프로젝트를 통해 2016∼2020년 최소한 고속철 사업의 두 배 이상의 시장수요가 유발되고 전국에서 6조 위안(약 1093조원) 내외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中 도시, ‘스펀지 프로젝트’로 天災 막는다
입력 2016-01-19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