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온라인 쇼핑몰과 마트에선 1만원 이하 초저가 실속형 선물세트를 선보인 반면 유명 호텔에서는 수천만원짜리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명절 선물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롯데호텔은 4500만원짜리 ‘루이 13세 제로보암’(1병 한정)을 설 선물로 내놨다. 루이 13세 제로보암은 루이 13세 컬렉션 중에서도 최상급 코냑으로 전 세계에서 100병 한정 생산된 제품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도 1800만원짜리 ‘인터컨티넨탈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셀렉션’을 1개 한정으로 선보였다. ‘샤토 라피트 로칠트(1989)’ 등 최고급 와인 6병이 들어 있다. JW메리어트호텔은 발렌타인 40년산 한정판을 1200만원에 내놨다. 웨스틴조선호텔은 정상들이 묵은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의 1박, 샤토 페트루스 와인, 와인 디켄팅 서비스, 셰프의 라이브 요리가 포함된 1000만원짜리 ‘정상의 만찬 패키지’를 준비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17일 “초고가 선물세트를 찾는 문의전화가 꾸준하고, 실제 2014년도에는 5000만원대 와인이 판매됐다”며 “명절 때마다 고가의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을 위한 설 선물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르고 있다는 손윤수(30·직장인)씨는 “선물 가격과 정성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형편이 된다면 고가의 선물을 마련하고 싶다”면서도 “1000만원이 훨씬 넘는 선물은 정성이 아닌 다른 무엇을 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손씨가 쇼핑몰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선물은 어머니를 위한 5610원짜리 여성용 양말 세트와 2690원짜리 식용유 세트, 아버지께 드릴 7900원짜리 견과류 세트다. 현재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에는 판매가가 1만원이 안 되지만 박스에 곱게 포장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비즈카페] 설선물도 양극화… 4500만원짜리 양주까지
입력 2016-01-17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