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아카데미상 10대 이변] ‘대부’ 미끄러지고 ‘브레이브 하트’ 5개 부문 휩쓸고…

입력 2016-01-16 04:21

다음 달로 예정된 제8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후보와 후보작들이 14일(현지시간) 발표됐다. 번번이 고배를 마신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마침내 오스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백인이 수상을 독식해 ‘화이트 오스카’라는 오명을 썼던 지난해의 전철이 반복될지 등 영화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오스카 시즌을 맞아 영화팬들을 경악하게 했던 ‘역대 아카데미상 10대 이변’을 소개했다.

역대 최대 논란으로 꼽힌 것은 1940년 열린 12회 시상식 남우주연상이다. 당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주인공 레트 버틀러 역을 소화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클라크 게이블이 수상에 실패한 것이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에서 호연한 지미 스튜어트가 게이블과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상자는 엉뚱하게도 ‘굿바이 미스터 칩스’의 로버트 도냇이었다.

평단에서 ‘20세기 최고 걸작’으로 불리는 ‘시민 케인’이 고배를 마신 14회 시상식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혔다. 당시 26세에 불과했던 오슨 웰스의 연출 겸 주연 데뷔작인 이 작품은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후보지명)됐으나 작품상이 아닌 각본상 수상에 그쳤다.

‘대부’의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최우수감독상을 받지 못한 45회 시상식과 더불어 ‘브레이브 하트’에 최우수작품상을 준 68회 시상식도 어처구니없었던 것으로 꼽혔다. 특히 브레이브 하트는 당시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작품상을 포함, 총 5개 부문을 휩쓸며 논란을 일으켰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8년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 역시 오스카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 작품은 역대급 전쟁영화로 손꼽혔지만 같은 장르였던 ‘씬 레드 라인’이 표를 가져가면서 정작 작품상을 탄 것은 고전을 재해석한 로맨틱코미디 ‘셰익스피어 인 러브’였다.

BBC는 이밖에 ‘오즈의 마법사’의 주디 갈랜드를 제치고 27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갈채’의 그레이스 켈리와 ‘불의 전차’가 받은 54회 최우수작품상, 머리사 토메이의 64회 여우조연상 수상, 75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아니스트’의 아드리안 브로디 등을 석연찮은 수상의 예로 꼽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