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총통 선거… 대만 미래는] “‘하나의 중국’ 합의 재논의 필요할 것”

입력 2016-01-15 20:37 수정 2016-01-15 21:23
훙야오난 대만 국립정치대 시장예측연구센터 집행장은 1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가 집권할 경우 양안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라는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는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가 14일 타이베이 타오위안 거리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차이 후보가 승리하면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이 된다. AP연합뉴스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 탄생을 눈앞에 둔 대만에서는 벌써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의 당선 이후를 가늠해 보고 있다.

대만의 대표적인 정치·선거 전문가인 국립정치대 시장예측연구센터 훙야오난 집행장(상임이사)에게 15일 이번 대만 선거의 특징과 선거 이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마잉주 총통의 국민당 정권 8년 동안 한층 가까워진 양안 관계가 ‘대만 독립’을 강조하는 민진당 집권 시 어떤 변화를 겪을지 관심이다. 훙 집행장은 “92공식(共識)의 핵심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합의한 것인데 민진당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92공식은 중국과 대만의 반관반민 성격의 기구가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다. 차이잉원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현상 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92공식을 인정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훙 집행장은 “92공식은 국가 간 합의가 아닌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의 합의여서 민진당이 집권하면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경제 협력 과정에서 생긴 분배 불공평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훙 집행장은 “마잉주 총통 집권 전인 2007년 대만 상위 5%의 소득은 하위 5%의 66배였던 것이 2013년 99배가 됐다”면서 “마잉주 집권 8년 동안 숫자로는 매년 3% 이상 성장했다고 하는데 내부적으로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하면 그 과실은 대만으로 오지 않았고, 중국 관광객이 많이 오고 있다고 하지만 물가만 오르게 하고 있다는 비난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대만 대표 관광지인 고궁박물원의 입장료는 지난해 7월부터 160대만달러(약 5780원)에서 250대만달러(약 9000원)로 대폭 인상됐다.

이번 선거의 수확은 정치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훙 집행장은 “정치에 관심이 없던 청년들이 2014년 해바라기 운동을 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이번 선거에도 참여했다”면서 “청년들이 대만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대선은 물론 입법원 선거에서도 국민당의 참패가 예상되면서 선거 이후 국민당의 진로도 관심이다. 훙 집행장은 “국민당은 대선이든 입법원 선거든 다 포기했다”면서 “총선에서 국민당의 목표는 38석을 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38석은 전체 입법원 의석 113석 가운데 민진당이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하는 마지노선이다. 훙 집행장은 “마잉주 총통 등 대륙에서 건너온 외성인(外省人), 왕진핑 입법원장 등 원래 대만서 살던 본성인(本省人), 주리룬 후보와 같은 신진세력 사이의 치열한 권력 투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이베이=글·사진 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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