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팀들에게 하위권 팀 발 ‘고춧가루’ 경보가 떨어졌다.
프로농구 순위를 살펴보면 14일 현재 공동 4위 그룹인 원주 동부, 안양 KGC인삼공사, 서울 삼성(이상 22승17패)과 7위 부산 kt(15승24패)와의 승차는 무려 7게임이다. 이제 정규리그가 각 팀당 불과 15경기 가량 남아 있는 상황에서 7위 이하 팀인 kt와 서울 SK, 창원 LG, 인천 전자랜드가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통상적으로 이럴 경우 하위권 팀은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일찌감치 팀 리빌딩에 들어간다. 그런데 최근 하위권 팀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상위 팀들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상위권 팀의 경우 이전까지 승수 자판기 역할을 하던 하위권 팀들에게 덜미를 잡힐 경우 1패 이상의 충격이 있다.
동부는 14일 꼴찌 전자랜드에 81대 85로 패했다. 8연패에서 벗어난 전자랜드는 기쁨을 맛봤지만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려는 동부에게 이날 패배는 충격이었다. 단독 4위로 3위 전주 KCC를 한 게임차로 쫓고 있던 동부는 오히려 삼성과 KGC에 공동 4위 자리를 허용했다.
같은 날 고양 오리온도 LG에 63대 72로 무릎을 꿇었다. 오리온은 김종규와 트로이 길렌워터를 막지 못하며 시종일관 맥을 못 추다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이 경기 전까지 오리온은 선두 울산 모비스를 한 게임차로 맹추격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던 LG에 일격을 당하며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선두 모비스도 마찬가지다. 모비스는 올스타 브레이크 후 처음 가진 경기인 13일 kt전에서 68대 69, 한 점차 패배를 당했다.
하위권 팀의 고춧가루는 시즌 막판 더욱 매서워질 전망이다. 선수들이 자존심을 걸고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김종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다는 건 알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 일어나는 게 농구이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끝까지 해보자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하위팀 ‘고춧가루’ 주의보… 동부, 꼴찌 전자랜드에 져 공동 4위
입력 2016-01-15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