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북한이 저강도 도발로 대응하고 있다. 당초 강한 군사적 반응도 예상됐지만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대남방송을 실시하고 대대적인 대남전단 살포로 응대하고 있다.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무인기 침투를 시도한 것이 주목할 만한 군사적 대응이다.
북한이 이처럼 저강도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고강도 군사적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추가적인 군사 도발로 한국과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올 경우 중국이 북한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다음주 본격화될 유엔 안보리 논의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차 핵실험에 이어 재래식 군사 도발까지 이어지면 안보리 제재가 보다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대북제제 논의가 마무리되고 강화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군의 피로도가 높아져 긴장이 이완되는 시점을 기다려 추가 도발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당분간 대남전단 살포라는 심리전으로 남한사회를 교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나흘째 대남전단 살포를 지속하고 있다. 전단살포 지역도 서부전선에서 전 전선으로 확대되고 있고 물량도 수만장으로 늘었다. 살포 범위는 수도권 인근에서 강원도 홍천 지역까지 내려왔다. 현재까지 수거된 전단은 2만5000여장에 이른다. 전단을 넣은 대형 비닐풍선에는 타이머와 자동폭발 장치가 부착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북한의 심리전에 맞서 이동식 확성기 4대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동식 확성기는 기존 고정식보다 10㎞ 이상 더 먼 거리까지 음향을 보낼 수 있다. 음향도 고정식보다 훨씬 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탑재돼 기동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군 타격을 피해가며 방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신축 중인 실험용 경수로(ELWR) 공사장에서 최근 냉각수로 완공 등 새로운 진척 상황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경수로 가동 단계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이달 초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 판독을 통해 “지난 6개월 사이에, 특히 이달 들어 원자로 냉각수 펌프장과 연결된 수조에 물을 공급하는 수로 2개가 완공됐고, 지난해 10월 완공된 변전시설에 변압기 2기가 추가 설치됐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다만 언제 건물 내부 공사까지 끝나 경수로가 가동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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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5 20:43 수정 2016-01-15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