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새해 첫 TV토론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2위 테드 크루즈가 격돌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크루즈의 대통령 출마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서는 중국이 압력을 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별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다음 달 1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 흠집내기성 설전도 수위를 더해 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서 폭스비즈니스 주최로 열린 공화당 대선토론은 지지율 순위로 상위 7명이 참가했다. 트럼프와 크루즈 이외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단상에 올랐다.
토론 초반부터 크루즈의 출생지를 둘러싼 논란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미국인 어머니와 쿠바계 아버지를 둔 크루즈는 1970년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며 크루즈의 대통령 출마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크루즈는 미국인의 아이는 외국에서 태어나도 미국시민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내가 만일 크루즈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더라도, 민주당에서 소송을 걸 것”이라며 “(대선 출마 자격을 둘러싼) 의구심을 스스로 해소하라”고 공격했다.
이에 크루즈는 “(2008년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파나마에서 태어났으나 아무도 그의 출생지를 놓고 시비를 걸지 않았다”며 “트럼프의 공격은 나의 지지율이 오르니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처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을 더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며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지 않고 환율을 조작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루비오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미국의 리더십을 믿지 않는 것 같다”며 “총기 소지를 보장하고 있는 수정헌법 2조는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지지율 3위를 달리는 루비오 후보는 크루즈 후보를 겨냥해 “이민개혁과 출생지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이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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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 예비경선 TV토론] “加 출생자 출마자격 없다”… 쫓기는 트럼프, 크루즈 맹공
입력 2016-01-15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