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 북한 국수 대접한 탈북민들

입력 2016-01-17 19:06
갈렙선교회 소속 탈북민들이 지난 14일 저녁 서울역 인근 ‘따스한채움터’에서 노숙인들에게 옥수수 국수를 대접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역 인근 노숙인 무료급식소 ‘따스한채움터’에서 지난 14일 저녁 국수잔치가 열렸다. “북한에서 먹던 건데, 드셔 보시라우.” 탈북민들이 권했다. “맛이 부드럽네요. 목숨을 걸고 탈북했다는 간증 잘 들었습니다. 나도 힘을 내 이 위기에서 탈출하고 싶습니다”(노숙인 김모씨).

북한선교단체 갈렙선교회(대표 김성은 목사) 회원들인 탈북민 10여명은 삶에 지친 노숙인 500여명에게 옥수수 국수 한 그릇씩을 돌렸다. 옥수수 국수는 북한주민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다. 달걀 노른자와 호박나물, 잘게 썰은 김치 등을 곁들인 옥수수 국수는 ‘후루룩’ 잘도 넘어갔다. 무엇보다 이 음식에는 정성이 듬뿍 담겨 있었다.

5년째 노숙생활을 한다는 김모(54)씨는 “겨울철 별미”라며 했고, 강모(60)씨는 “평소 왜 나만 힘들게 사느냐고 불평한 것을 반성한다. 지금부터 기독 탈북민처럼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자립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말에 탈북민은 활짝 웃었다. 한모(34)씨는 “남한생활이 녹록지 않지만 노숙인들을 대접하니 행복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내가 더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갈렙선교회 대표 김성은 목사는 “매년 2회 정도 노숙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힘들게 생활하는 탈북민들의 봉사하는 모습에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