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당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당의 모습을 바꿔서 국민에게 제대로 신뢰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연대는 추후의 문제이고 일단은 더민주 재건에 전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이었던 그에게 선대위원장을 맡긴 것은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적 시각이 없지 않다. 그러나 더민주의 아킬레스건인 ‘친노’ ‘운동권’ 이미지를 희석하고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 싫든 좋든 더민주는 이제 김종인 체제로 가는 수밖에 없다.
탈당 쓰나미로 사분오열된 더민주의 전열을 재정비하는 일이 급하다. 박지원 의원 등 몇몇 의원의 추가 탈당이 예고돼 있지만 현재 더민주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지역 9명 의원 전원이 잔류 의사를 밝히는 등 김종인 체제 출범 후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문 재인 대표의 2선 후퇴를 비롯한 친노그룹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친노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한다면 죽도 밥도 안 된다. 벌써부터 선대위원장을 단독으로 하느냐, 공동으로 하느냐를 두고 문 대표와 김 위원장의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김종인 체제 출범을 계기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과거 학생 운동권의 사고와 행동 방식으로는 오는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각계의 전문가 영입은 당의 체질과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김 위원장 지적대로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마저 놓치면 더민주에 미래는 없다.
[사설] 김종인 체제의 더민주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입력 2016-01-15 17:42 수정 2016-01-15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