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철의 닥터 바이블] 장수 시대 품위 있게 살아가는 법

입력 2016-01-15 18:01

한국인 평균 수명은 1960년 52세에서 2014년 81세로 크게 늘었다. 2014년 안전행정부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100세 이상의 장수 노인은 전국적으로 1만 4592명이나 되었다. 노아 홍수 이전의 구약 시대의 평균 수명이 912년이나 되었다가 노아 홍수 이후에 아브라함 175세, 야곱 145세, 요셉 110세로 수명이 급강하 하더니 그 이후 인류의 수명은 더욱 짧아졌다.

시편 기자는 인생의 나이가 70이고 강건하면 80이라 했다. 최근의 수명 증가는 인류가 다시 창세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하다. 유엔의 인구 전망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2100년 경에는 100세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인류가 다시 오래 살게 되면서 많은 신체적 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양산하고 있지만 그래도 손주에 증손주까지 보면서 행복하게 오래 살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숨길 수 없는 본능이리라. 문제는 아름답고 건강하게 그리고 품위 있게 늙어가는 것이다.

노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가 텔로미어(telomere)이다. 텔로미어란 염색체 양 끝에 있는 뚜껑 같은 부분을 가리킨다. 특정 염기서열이 수천 번 이상 되풀이되는 구조와 길이를 지니고 있어서 염색체의 말단 부위가 분해 되거나 염색체끼리 서로 융합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흔적을 남기는데 DNA의 끝부분인 텔로미어가 짧아져가는 것이 그것이다.

앞선 관찰 연구에서 스트레스가 많거나 장내세균 등 내독소가 많은 경우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짧아졌음을 보여주었다. 최근의 실험실적 연구에서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임으로써 생명의 수명을 연장하는 시도가 있어왔다. 이런 이론이 현대의 인류에게 불노초를 안겨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최근 텔로미어에 대한 임상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면서 무엇이 인간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5년간의 지중해식 식이요법을 통해 텔로미어 길이가 길어졌고, 전립선 암환자가 1년간 운동 등을 통해 텔로미어가 길어졌다는 연구가 발표 되었다. 6주간의 기공이나 명상 등을 통해서도 텔로미어가 길어졌다는 연구 등도 있었다. 이런 연구들은 성공적인 노화가 단순히 생명의 연장이 아닌 건강한 상태에서의 연장임을 지향한다.

올해는 독자들과 함께 아름답고 건강하게 늙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단순히 외모의 안티에이징을 넘어 몸의 안티에이징, 즉 활기차고 튼튼한 몸을 통해 활력 있게 살아가기다. 마음의 안티에이징도 필요하다. 우울과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즐겁게 살아가기다. 뇌의 안티에이징도 언급하려고 한다. 치매의 공포를 이겨내고 올바른 판단과 총명함을 잃지 않는 품위 있는 노화를 어떻게 이루어갈지 등에 대해 총체적인 항노화를 다루고자 한다.

무엇보다 영혼의 안티에이징이 중요하다. 80세에 소명을 좇아 길을 떠난 모세처럼 하나님 앞에서 청년의 심장으로 살아가는 영적 건강함을 포함한 진정한 장수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호와를 경외하면 장수하느니라. 그러나 악인의 수명은 짧아지느니라.”(잠 10:27)

<차의과학대학교 교수>
◇약력 △연세대 의대(노화과학 박사) △강서미즈메디병원 가정의학과장, 파푸아뉴기니 국제협력의사(KOICA)·서울경기누가회장 역임 △차의과학대학교 차움병원 안티에이징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