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8명, 확진환자 186명과 함께 1만6000여명이 넘는 격리자가 발생한 메르스 사태.
감사원은 관련자 16명에 대한 징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 어떤 징계 조치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지난해 마지막 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넉달 전 메르스 사태 책임을 지고 눈물을 훔치며 장관에서 물러났던 그는 산하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금공단 이사장 연봉은 지난해 기준 1억4700여만원에 달한다. 문 이사장 임명에 대해 야당과 국민연금 노조, 시민단체 등은 ‘후안무치’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전직 장관이었던 문형표 이사장은 책임이 없는 것일까? 쿠키뉴스는 메르스 사태 당시 문 전 장관이 했던 말들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지난해 6월2일 문 전 장관은 메르스 때문에 추가적인 마스크 착용 조치는 필요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마스크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5월23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인천공항검역소를 방문한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 또한 5월29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회의에서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해 네티즌들로부터 ‘개미 말고 국민을 살려 달라’는 비난을 받았다.
정점은 ‘진주목걸이’ 발언이었다. 문 전 장관은 지난해 6월5일 메르스 관련 브리핑 질의 응답에서 메르스 확산을 진주목걸이가 끊어져 땅에 떨어진 상황에 비유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그는 “어떤 진주목걸이가 땅에 떨어졌는데 그것을 다 줍는다고 하더라도 혹시 한두 개가 빠질 수도 있고, 또 찾다 보면 정말 숨어진 곳까지도 다 못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생략)”라고 답했다.
철저한 방역망과 감염 차단으로 국민 생명을 보호해야 할 주무 장관의 비유로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며칠 전 개미 한 마리도 막겠다던 장관이 말을 바꿔 다 못 찾을 수 있다고 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외에도 국회에서 문 전 장관은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격상하면 국가 이미지에 문제가 있다”고 답해 논란을 빚었고, 7월 열린 국회 메르스 특위에서는 메르스 사망자 수를 잘못 보고하거나 메르스 사태 관련 복지부의 조치에 대해 ‘기억이 안난다’ ‘잘 모르겠다’고 답해 국회의원들부터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메르스 사태에 ‘문형표 전 장관의 책임은 정말 없는 것일까’라고 국민들은 다시 한번 묻는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송병기 기자의 현장에서] 文전 장관에 ‘면죄 목걸이’ 걸어주나
입력 2016-01-17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