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말씀은 초대 예루살렘교회가 급속도로 부흥하고 있을 당시의 사건입니다. 구제에 관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헬라파 유대인 중 과부들에게 골고루 분배가 안됐다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하면 교회 안에서도 친소 관계로 더 가지는 세력과 상대적으로 덜 갖는 약자로 나뉜 것입니다. 골고루 분배되지 않으면 평화가 깨집니다. 나눔과 분배가 고르지 못할 때 원망과 시비가 생깁니다. 바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그렇습니다.
내용과 과정을 상실한 채 교회성장, 목회성장을 외치다 보니 도덕적 기준이 무너졌습니다. 목회자 윤리와 염치도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성장병이라는 중병을 앓으면서 세습비리에 목회자 칼부림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대형교회는 배 터져 죽고 개척교회는 배고파 죽는다’는 탄식 소리가 나옵니다. 이렇듯 한국교회가 쇠락의 길에 접어든 지 오래입니다. 어떻게 해야 절망과 도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첫째 한국교회는 다시 부흥돼야 합니다. 다만 하나의 교회가 부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형교회를 지향하지 말고 작은 교회로 나뉘어야 합니다. 내가 섬기는 교회의 부흥에 도취해서 작은 교회 목회자의 피눈물을 보지 못하는 부흥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큰 교회가 과감하게 교회를 분리해야 부흥이 계속 있고 오래갈 수 있습니다.
둘째 한국교회는 다시 연합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찢어지는 은사’가 있습니다. 걸핏하면 싸우고 찢어집니다. 연합기관이 왜 그렇게도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가 달라서 그렇게 찢어지고 연합도 안 되는 것입니까. 한국교회가 세상에서 존경받고 사랑받으려면 연합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큰 교단이 먼저 작은 교단에 양보하고 격려하고 상호 인정할 때 더욱 아름다운 교회 연합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는 한배를 탄 사람들, 신앙의 동지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그 말이 절실합니다. 지역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만 살겠다고 발버둥치다가는 함께 멸망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한국교회는 나누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몸을 나누어 교회를 세웠습니다. 40년 전에는 보릿고개가 있었지만 다 같이 가난하니 배고파도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넘쳐나는데도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극도의 비만병에 걸려있습니다. 이제 체중감량을 해야 합니다. 나누는 운동, 나누는 삶에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교회 곳간 문을 활짝 열고 어려운 이웃 교회와 어려운 빈민, 북쪽의 동포들과 무한정 나누는 사건이 새해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믿습니다.
초대교회가 분배의 불균형으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자 균형 잡힌 나눔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더 큰 부흥의 길로 갔듯이 우리도 그렇게 합시다. 한국교회가 너부터가 아니라 나부터 나누고 분배해서 어렵고 약한 교회가 힘을 얻어 살아나고, 다시 함께 어깨를 걸고 연합해 하나님의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칭송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동춘 한국기독교교회 목사·협의회 회장
[오늘의 설교] 평화
입력 2016-01-15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