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한 흐름이 도통 진정되지 않고 있다. 14일 장중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심리적 지지선인 1만7000선 아래로 추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215원대까지 치솟았다.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한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끝 모를 국제유가 하락으로 세계경기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는 1.8%까지 급락하다 장 막판 낙폭을 줄여 간신히 1900선을 지켰다. 지수는 16.27포인트(0.85%) 내린 1900.01로 마감했다. 전날 뉴욕 증시가 2% 넘게 떨어진 데다 이날 일본 증시도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재개되면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더욱 강해졌다.
다만 오후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덕분에 코스피도 1900선을 겨우 방어할 수 있었다. 코스닥지수는 2.84포인트(0.41%) 내린 683.19로 장을 마쳤다.
KDB대우증권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1860∼19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9.4원 급등한 1213.4원으로 마감했다. 2010년 7월 19일의 1215.6원 이후 5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아시아 증시 불안 여파로 상승폭을 키운 원·달러 환율은 오후 한때 1215.3원까지 찍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474.68포인트(2.68%) 내린 1만7240.95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장중 4% 이상 폭락하면서 1만6972.8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만7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12월 일본 핵심 기계 수주량이 전월 대비 14.4% 줄어 경기 부진 우려를 키운 것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저유가도 악재로 작용했다. 13일 런던 ICE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장외거래에서 한때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브렌트유 30달러선이 무너진 것은 200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1.04%, 호주 ASX200지수도 1.57% 내렸다. 아시아 증시 급락세는 유럽으로도 번졌다. 이날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현재 독일과 프랑스 종합지수는 2%대, 영국은 1%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 상하이지수는 하루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지수는 2.6% 내린 채로 출발했다가 1.97% 오른 3007.65로 마감했다. 중국 당국이 금융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이순(海順)증권은 “지난 8거래일 동안 증시가 15% 폭락해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마지노선(3000)이 붕괴됐으니 단기간 내 지수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글로벌 금융시장 살얼음판… 中리스크·저유가에 亞증시 출렁, 환율 5년 반만에 최고치
입력 2016-01-15 0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