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회·시위대 무력화 가능… 군사용 저주파 음향기 도입 검토

입력 2016-01-14 21:29
경찰이 불법 집회·시위 진압을 위해 군사용인 저주파 음향기 도입을 검토한다. 저주파 음향기는 주파수 20㎐ 이하의 강한 음향을 발사해 속이 울렁거리게 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어 상대를 무력화하는 장비다.

경찰청은 14일 새경찰추진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연구 보고서 ‘경찰 미래비전 2045’를 발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내놓은 보고서는 향후 30년간 경찰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고 그에 따른 방향과 전략을 담았다.

저주파 음향기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불법·폭력시위 대응 장비로 초음파 위상배열 음향기와 함께 제시됐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물대포·최루액 사용으로 잇달아 부상자가 발생하자 대안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은 목격자 음성 증언으로 범죄 용의자 몽타주를 그린 뒤 신원을 자동 검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용의자가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린 경우나 어두운 야간에도 열화상 기술로 얼굴 형태를 포착하는 장비도 개발한다.

수사 단계에서 경찰이 검찰의 간섭을 받지 않는 ‘수사권 독립’도 주요 목표로 선정했다. 2011년 정부 차원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5년 만에 공개적으로 수사권 독립 의지를 밝힌 것이다. 보고서는 일반 사건 수사는 경찰이, 특수한 사건이나 경찰 수사 이후 공소유지를 위한 수사와 수사 지휘는 검찰이 행사하도록 수사권을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헌법 개정을 통해 ‘경찰의 영장청구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반직 공무원 5급에 해당하는 경정 채용을 위해 ‘경찰고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