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해부터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을 확대하면서 강원도내 학교 절반가량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14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분교장 개편권고기준’을 도교육청에 전달했다.
교육부는 그동안 농촌이나 도시에 관계없이 학생 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을 권고했다. 그러나 새로운 권고 기준은 읍이나 도시 지역의 통폐합 기준을 2∼5배 확대했다.
면·도서·벽지지역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읍지역의 초등학교는 120명 이하, 중등학교는 180명 이하로 통폐합 기준이 확대됐다. 도시지역 통폐합 기준은 초등학교 240명 이하, 중등학교는 300명 이하다.
이 기준대로라면 초등학교 220개교, 중학교 65개교, 고등학교 21개교 등 306개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한다. 이는 강원도 전체 학교 673개교 가운데 45.5%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횡성과 영월, 화천, 고성 등 4개 지역 초등학교는 80%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한다. 또 통폐합이 실행되면 장거리 통학 등으로 농산어촌 지역 교육의 질이 더욱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통폐합 기준이 강제 기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교육부가 교원 정원이나 교부금에 적용시키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권고안은 도교육청이 2013년부터 68개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사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앞으로 많은 갈등이 예상된다. 이 사업은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를 위한 것으로 학교장 중심의 인성교육과 학생 맞춤형 교육을 통해 새로운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추진된 도내 농촌 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4.5%(108명)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
민병희 도교육감은 “작은 학교는 학생들의 큰 꿈이 자라는 배움터이고 교직원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소중한 일터”라면서 “지역 주민들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인 학교통폐합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춘천=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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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306개 학교 폐교 위기… 소규모 통폐합 기준 확대
입력 2016-01-14 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