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 잡아라… ‘가격 착한’ 선물세트 경쟁

입력 2016-01-15 04:00

유통업계가 설 대목을 앞두고 뛰는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우, 굴비, 배 등 주요 명절 선물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소비 부진을 우려해 체감 인상폭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매년 온라인을 통한 선물세트 판매도 늘면서 온·오프라인 간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는 21∼25일 사이 명절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은 11일부터 일부 점포에서 본 판매를 시작해 18일부터 전 점으로 확대한다. 업체별로 사전예약 비중이 증가 추세지만 아직까지 본 판매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본 판매 성적이 전체 설 선물세트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이번 설 기간 가격 인상 압박이 가장 심한 품목은 한우다. 2012년 한우 수급 조절을 위해 암소 감축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육 두수가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우 사육 두수는 266만 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세가 올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대형유통업체 기준)한 한우 양지와 우둔은 각각 전년 대비 5.6%, 18.5% 상승했다.

굴비 역시 2014년 참조기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 지난해 명절 물량 비축분 부족 현상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일 중에선 지난해 재배 면적 감소와 흑성병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15% 정도 감소한 배 선물세트가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인상 요인에도 업체들은 수요가 높은 대표 품목의 경우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이마트는 ‘횡성한우 1++ 갈비세트(33만원)’를 비롯해 ‘횡성한우 갈비세트(25만원)’, ‘한우 갈비 1++등급세트(25만원)’의 가격을 동일하게 구성했다. 롯데닷컴도 한우 사육농가와 미리 계약을 맺어 지난해 추석과 같은 수준의 ‘명절명가 설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가격을 조율 중인 롯데마트는 한우 및 굴비 선물세트의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할 생각이다.

온라인전용 쇼핑몰의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늘어 경쟁이 심화된 것도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G마켓의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선물 판매는 지난해 설 및 추석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3%와 27% 증가했다. 11번가의 지난해 추석 선물 판매도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대형마트의 명절 선물 매출이 소폭 증가하거나 역신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큰 편이다. G마켓은 이번 설을 앞두고 명절 선물세트 전용 브랜드 ‘한수위’를 출시해 한우, 사과·배 세트, 킹크랩 선물세트 등을 선보였다. 옥션도 설 선물 대표 상품을 최대 80% 할인한다.

강선화 G마켓 마케팅실장은 “온라인 명절선물은 가격경쟁력이 높고 상품도 다양해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과거에는 통조림, 커피 등 가공식품군에 한정됐다면 최근에는 굴비, 한우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