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내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이제는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미래목회포럼(대표 이상대 목사)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회장 김경원 목사)는 14일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한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교인 수 2000명이 넘으면 교회를 분리해야 한다’는 식의 논의가 나와야 할 때가 됐습니다.”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가 말했다. 미래목회포럼이 ‘한국교회 미래, 해답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다. 정 목사는 교회의 대형화를 우려했다. 그는 “목회자 사례비나 차량 규모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토론회에 나선 9명의 교계 인사 대부분은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에 빠진 한국교회에 자성을 촉구했다. 박경배(송촌장로교회) 목사는 ‘목회자 자정운동’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김성건 서원대 교수는 “대형교회들이 재정 투명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 대형교회는 매달 셋째 주 헌금을 교회가 아닌 어려운 이웃에게 드리도록 하고 있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기에 빠진 교회가 회복하려면 정체성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혁승 연세대 교수는 “교회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한 뒤 이를 철저히 지켜가기 위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윤용근 변호사는 “예수님은 병자,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셨는데 이것이 바로 기독교의 정체성”이라며 거들었다.
분열된 한국교회를 어떻게 연합할 지도 이슈였다. 박 목사는 “수많은 단체들이 교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모여서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미래목회포럼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정 목사는 “포럼 안에 세부 분과를 만들어 이슬람이나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며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예민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묻는 질의서를 후보자들에게 보내 지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미래목회포럼 신임대표로 취임한 이상대(서광성결교회) 목사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이 땅에 기독교 정신과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한국교회, 물질·세속주의 자성” 한 목소리… 미래목회포럼 토론회
입력 2016-01-14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