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 속 전문성 쌓은 폴리텍大 졸업생들 현장 실력파 교수로 돌아왔다

입력 2016-01-14 21:46 수정 2016-01-15 00:53

차체 도장 경력 25년차 베테랑, 26년 경력의 자동차 정비사, 30대 데이터 분석 전문가.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주경야독으로 공부해 이같이 막강한 경력을 쌓은 이들이 다시 모교로 돌아와 교수가 됐다. 서울 정수캠퍼스 자동차과의 이주호(49) 교수, 화성캠퍼스 자동차과의 임병철(49) 교수, 서울강서캠퍼스 데이터분석과 이협건(33) 교수가 주인공들이다.

서울 정수캠퍼스의 이 교수는 차체 수리도장 경력만 25년에 달하는 실력자다. 고졸로 군에서 운전병으로 자가 정비를 해본 경험을 살려 제대 후 자동차정비소에 바로 취업, 15년을 일했다. 현업을 통해 얻은 실력을 자랑하던 이 교수였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겠다며 폴리텍대학 야간 과정에 입학했다. 열정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한국과학기술대학교에서 자동차 차체 도장 분야 석사학위를 딴 데 이어 차량도어 특허까지 공동 획득하는 성과도 얻었다.

이 교수는 14일 “2009년부터 6년간 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해피카 스쿨’ 강의를 했는데 이때부터 교수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 “내 경험을 통해 시작이 늦어도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살아 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화성캠퍼스 임 교수 역시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만 26년간 현장에서 실력을 키웠다. 임 교수 역시 고졸 후 뚜렷한 기술교육 없이 자동차정비소에서 일하다 1998년 폴리텍대학 인천 캠퍼스 야간과정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임 교수는 “당시 외환위기(IMF)로 임금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당시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 했던 교수들의 열정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면서 “고졸 10년 만에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교육자의 꿈을 키우게 됐다. 이제 내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차례”라고 말했다. 임 교수 역시 폴리텍대학 졸업 후 엔진 분야 석사학위를 따는 등 일과 학업을 꾸준히 병행해 왔다.

서울 강서캠퍼스의 ‘젊은피’인 이 교수는 7년간 국내 유수의 IT 기업에서 SW 설계 및 개발을 담당했다. 그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에 대한 연구와 실무 경력도 가진 첨단 기술의 현장 전문가다. 그는 “회사 현장에서도 기술 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어떤 곳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인 만큼 경력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최신 기술을 전수하는 교수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폴리텍대학은 이 3인방을 포함, 실무 경력이 탄탄한 교수 20명을 신규 임용했다고 설명했다. 폴리텍대학은 교수 초빙 응시 자격에 나이 제한이 없는 대신 산업체 경력이나 기능장 자격을 갖춰야 하는 기능대학교원자격 기준을 충족하거나 현장 실무경력이 5년 이상 돼야 한다는 지원 조건을 두고 있다.

이우영 이사장은 “실력이 곧 스펙인 시대다. 우리 대학은 현장 실력파가 필요해 실무 능력을 기준으로 교수를 임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산업체 근무경력 등을 겸비한 우수 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