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10년째 매달 예산집행 공개… 남다른 ‘클린 재정’

입력 2016-01-14 19:47 수정 2016-01-14 19:54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결산보고서. 이 교회는 2005 년 7월부터 매월 성도들에게 결산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교회 홈페이지 캡처

서울 마포구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 홈페이지에 최근 ‘2015년 12월 결산보고서’가 올라왔다. 교회는 2005년 7월부터 매월 결산내용을 보고하는데, 성도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세부적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교회의 이 같은 ‘클린 재정’ 운용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100주년기념교회 정관 제7조 2항에 따르면 헌금의 50%는 교회를 위해, 나머지 50%는 지역사회 등 교회 밖을 위해 사용하도록 정했다. 정관 제7조 3항에선 매월 첫째 주일 전월의 재정 입출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전 교인에게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교회 홈페이지에도 상시 게재해 누구나 열람 가능하도록 했다.

이영란 선임목사는 “역대상 29장 14절을 보면 다윗이 주님께로부터 모든 것이 왔다고 말한다”며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물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 하나님과 성도들에게 보고한다는 의미로 이같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교인들이 교회 살림살이를 충분히 이해해 헌금 사용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소모적 논쟁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라며 “비본질적인 일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추구해야 할 본연의 길에 매진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팀 활동도 재정 낭비를 방지하는 데 한몫했다. 감사팀은 매주일 단위로 통장 거래내역과 지출 결의서를 일일이 비교·대조한 후 감사보고서를 작성해 결산보고서와 함께 상임위원회에 상정한다. 주간 단위로 감사를 하는 이유는 실무자에 의한 회계 및 자금운용 사고 환경을 철저히 제거하는 데 있다.

그래서 이 교회는 빚이 전혀 없다. 제1금융권에서 하는 정기예금 외엔 일절 다른 운용 수단을 배제한다. 윤병환 사무장은 “성도들의 헌금으로 조금이라도 이익을 남기려는 투자 접근은 아예 안 한다”면서 “빚을 내서 사역하는 것도 철저히 지양한다. 하나님이 주신 재정의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사무장은 “성도들에게 재정 사용을 공개하니 교회의 재정 투명성 부분을 신뢰하고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며 “성도들이 직·간접적으로 교회 재정 운용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1원까지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때론 구성원의 프라이버시 노출 등 어려운 점도 생긴다”면서 “하지만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장점이 더 많기에 재정 공개를 계속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