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남자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애런 헤인즈 대신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존슨은 헤인즈의 공백을 깔끔하게 메우며 올 시즌 팀의 2번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헤인즈 대체선수로 오리온에 합류한 존슨은 초반 천덕꾸러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완전히 몸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코트에 오르다 보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당시 몸무게가 138㎏에 달했다. 그랬던 그는 지난달 말부터 달라졌다. 몸무게가 무려 16㎏나 빠졌다. 점점 코트에서의 영향력을 펼쳐나가더니 어느새 팀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존슨은 헤인즈처럼 포워드형 선수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헤인즈가 공격의 마무리인 ‘득점’으로 팀을 도왔다면 존슨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기여하고 있다. 돌파보다 패스를 먼저 생각하는 존슨의 플레이는 허일영, 문태종, 이승현 등 오리온의 다른 포워드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줬다.
사실 헤인즈가 있을 땐 헤인즈의 비중이 컸다. 그러나 존슨의 합류로 공격 비중이 골고루 분산되는 효과를 봤다. 추일승 감독이 “국내 선수들과의 조화가 좋다”고 말한 것도 존슨의 이런 플레이를 두고 한 얘기다. 존슨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조 잭슨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 경기 중에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원(one) 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잭슨이 “존슨이 패스로 지역방어를 깨는 것을 지켜봤다. 헤인즈와 다른 플레이를 해서 그걸 보며 배웠다”고 말할 정도다.
추 감독도 “존슨과 잭슨의 얘기를 전해 들었는데 존슨이 ‘내가 많은 득점을 올려도 팀이 패하면 소용없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며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팀 헌신도에 비해 잠잠했던 득점력도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에서 10경기를 뛰는 동안 20득점을 넘긴 적은 단 한번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열린 2경기에선 모두 2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오리온 대체용병 존슨은 ‘복덩이’… 공격 연결고리로 팀 상승세 견인
입력 2016-01-14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