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서도 구제역… 설 대이동 비상

입력 2016-01-14 18:15
방역요원들이 14일 눈이 내리는 가운데 구제역이 발생한 전북 고창군 무장면 돼지 농가에서 출입을 통제한 채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김제에 이어 사흘 만에 고창의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방역당국과 축산농민들은 설 명절을 20여일 앞두고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북도는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온 고창지역 돼지를 정밀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14일 밝혔다.

전북도는 전날 오후 7시쯤 돼지 988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고창군 무장면의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오자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사를 의뢰했다. 당시 이 농장의 돼지 80여 마리의 발굽에 물집이 생기는 등의 구제역 증세를 보여 간이 검사를 하자 양성반응이 나왔다.

올 들어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 12일 김제의 돼지농장에 이어 두 번째다. 전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사흘 전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이곳에서 63㎞쯤 떨어진 고창에서 또 발병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도는 이날 고창군 전역에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일시 이동중지(스탠드 스틸) 명령을 발동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구제역 발생 농가의 돼지도 모두 매몰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사육 중인 돼지가 많아 살처분하는데만 5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는 구제역이 발생한 두 돼지농장에 사료를 공급하는 업체가 동일한 사실을 확인하고 연관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도는 또 이 업체가 사료를 공급해 온 도내 7개 농장에 대해 소독과 예찰을 강화하고, 업체에 대해서는 차량 등의 이동을 중단시켰다.

또 처음 발병한 김제 농장의 계열사 관리인이 방문한 익산 왕궁지역 방역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북지역의 잇단 구제역 발생으로 인접한 전남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남도는 구제역이 지난해 4월 충남 홍성 일대에서 발생한 뒤 최근 전북지역 남쪽으로 내려오자, 5㎞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전남에도 전입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는 전북과 충남에서 생산된 모든 우제류 가축의 반입을 제한하는 한편, 도내 22개 시·군에 방역을 강화하도록 했다. 전남지역은 1934년부터 줄곧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해왔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