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라고 전해라”라는 말이 유행했다. 무명가수로 활동하다가 최근 일약 스타가 된 가수 이애란씨의 노래 ‘백세시대’ 가사에서 나온 말이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중독성이 있어서 어느새 따라 부르게 됐다.
가사를 보자. “육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 세에 데리러 오면 아직 할일이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팔십 세에 데리러 오면 아직도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 세에 오면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 백 세에 오면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노랫말처럼 거절할 수 있는 죽음이라면 세상에 필요 없는 것들이 참 많아질 것이다. 일단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이 의사와 병원, 보험회사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백세시대의 가사는 결국 죽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 노래를 부른 이애란씨는 25년 무명의 설움을 겪으면서도 노래하는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노래를 사랑했기에 가수라는 자기 길을 끝까지 걸었다. 누군가 그만두라 했을 때마다 아마도 “못 그만둔다고 전해라”면서 열심히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오늘의 성공은 오랜 세월 포기하지 않고 노래를 불러온 그 세월의 눈물과 수고가 합해진 결과일 것이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했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암울하다. 지난해의 불황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수많은 악재들이 기다리고 있다. 새해는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두려움과 염려가 있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하면 도전은 재미없다. 강한 상대를 만나야 내가 더 강해질 수 있고 상대를 이겼을 때의 기쁨도 배가 되는 것이다. 만약 다윗이 상대했던 적이 만만했다면 굳이 성경에 기록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상대가 골리앗이었기에 더 빛을 발한 것이다.
올 한 해가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는가. 그렇다면 “괜찮다고 전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늘 어려운 상대와 싸워 왔다고. 그리고 수많은 산과 골짜기를 넘어 왔노라고.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또다시 극복하고 이겨낼 것이다. 한 걸음 더 성장하고 발전해갈 것이다.
장애인이자 목회자의 아내인 다하라 요네코 사모의 자전적 소설 ‘산다는 것은 황홀하다’에 보면 철도사고로 두 다리와 한쪽 팔을 잃고 남은 한쪽 손에는 세 손가락밖에 없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녀는 “산다는 것은 황홀하다”고 고백한다.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 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고, 그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든 삶을 살고 있고 불안한 미래 앞에 있을 지라도 “난 걱정 안 해”라고 외쳐보자. 여기까지 함께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자. 사랑하는 자를 위해 언제나 모든 것을 준비하시는 하나님이 우리와 변함없이 함께 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주눅 들게 하는 것들이 있다면 외쳐보자. “두려워하지 않을 거라고 전해라. 걱정안 할 것이라 전해라.” 새해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다.
이창교 목사(창원 상남교회)
[시온의 소리-이창교] 걱정 안 한다고 전해라
입력 2016-01-14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