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소속 소형 경비정 2척과 병사 10명이 12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이란 영해를 침범해 이란 당국에 억류됐다가 하루 만인 13일 풀려났다. 경제제재 해제 발표를 앞두고 이란이 ‘몸 사리기’ 차원에서 서둘러 풀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미 해군이 고의로 이란 영해를 침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미국의 사과를 받고 걸프 해역의 공해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미 CBS방송에 출연해 “미국 정부는 사과하지 않았다”며 “배가 고장났을 때 ‘고장나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걸 봤느냐”고 이란 측 발표를 부인했다.
미 선박은 12일 오전 쿠웨이트를 출발, 바레인으로 향하던 중 걸프 해역의 이란 영토인 파르시섬 근처에서 이란 당국에 억류됐다. 혁명수비대는 당초 미군이 ‘염탐’을 목적으로 영해를 침범했다면서 이들을 나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혁명수비대는 석방 발표와 함께 억류한 미군의 모습을 공개했다(사진). 사진에서 미군들은 방에서 벽에 기대거나 편히 누워있었으며 웃음을 짓는 병사도 보였다. 다만 이들 중 유일한 여군은 이슬람 관습에 따라 머리에 히잡(스카프)을 썼다.
이번 사건은 미 정부가 이란에 핵 포기 대가로 약속한 이란의 자산 1000억 달러(약 120조4700억원)에 대한 동결 해제를 앞두고 벌어졌다. 아울러 서방과 유엔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는 시점인 이행일(Implementation Day)을 16일 또는 17일 선언할 예정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이란, 억류 美 해군들 하루 만에 전격 송환
입력 2016-01-13 21:17 수정 2016-01-14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