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논란을 부른 ‘진실한 사람’에 대한 개념과 기준을 밝혔다. 또 ‘국회심판론’을 강하게 주장하며 4월 총선에는 진실한 사람이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고 호소해 정치권에 ‘현역 물갈이’ 바람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진실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또 진실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했다. ‘사리사욕,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가를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는 최소한 19대 국회보다 나아야 한다. 그런(진실한)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한다”고 언급한 후 새누리당 내부에선 ‘진박(진짜 친박)’ ‘가박(가짜 친박)’ 논쟁이 이어졌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총선에서 진실한 사람들이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도하는 ‘공천 물갈이론’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여권뿐 아니라 야권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20대 총선을 석 달가량 앞두고 야권이 분열하는 것과 관련, “지난 4년 동안 제대로 일하지 않다가 국민 심판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을 위한 진실한 마음에서 하는 것인지는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항상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정당이 이합집산하는 일들이 반복돼 왔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이합집산)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청 관계가 너무 수직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당이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면 수직적이라고 비판하고, 정부를 당이 비난하면 수평적 관계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당·청은 국정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두 개의 수레바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당한 경로를 통해 당이 생각하는 것을 계속 듣고 있다”며 “(당과 청이 싸우느라) 정책은 어떻게 실현이 되거나 말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선 민생·경제활성화 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현재의 국내 정치를 ‘월남 패망’ 당시 상황과 비교하며 국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월남이 패망할 때 지식인들은 귀를 닫고 있었고 국민들은 현실정치에 무관심이었고 정치인들은 나서지 않았다”며 “제가 바라는 것은 정치권이 국민들의 안위와 삶을 위해 지금 이 순간 국회의 기능을 바로잡는 일부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朴 대통령 “진실한 사람이 국회 들어가야… 19대보다 나아야 한다”
입력 2016-01-13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