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브랜드아파트도 중도금 무이자·할인분양… 수도권 미분양 공포 확산 ‘털어내기 안간힘’

입력 2016-01-14 04:00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는 잔여가구를 대상으로 첫 분양가보다 14%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경기도 용인에 공급된 수지동천 더샵 파크사이드도 최초 분양가 대비 2500만∼3000만원 할인에 돌입했다. 이처럼 수천만원대 할인분양에 나선 단지들이 최근 나오고 있다.

이미 입주를 시작했지만 미분양 물량이 남은 단지를 할인해서 분양하는 사례도 있다. 일산 덕이 아이파크는 미분양 물량에 한해 41.6%의 할인을 적용 중이다. 영종 자이는 미분양 가구를 23∼25% 할인하고 있다.

분양가격 자체를 낮추는 할인분양은 사업자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 기존에 분양받은 입주민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주택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하는 수도권 내 브랜드 아파트까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13일 “분양경기가 꺾인 상황에서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자 결국 할인분양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분양이 진행되는 도중에 계약조건을 변경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GS건설이 경기도 오산에 분양하고 있는 오산세교자이는 한시적으로 계약금을 1000만원 정액제에서 500만원으로 바꿨고, 중도금 60%에 대해 이자 후불제를 실시하고 있다.

조기 완판에 실패한 서울 강남권 단지들도 예외가 아니다. 반포 래미안아이파크는 중도금 이자 후불제에서 중도금 무이자로 계약조건을 변경했다. 현관 중문·오븐·식기세척기·김치냉장고 등도 유상옵션에서 무상제공으로 바꿨다.

계약이 장기화되고 있는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분양 초기부터 중도금 이자 후불제와 발코니 무상확장 혜택을 내세웠고,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현관 중문과 오븐 등 가구 내 편의시설도 무상제공키로 했다.

다음 달부터는 수도권을 시작으로 대출규제까지 강화된다. 건설사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최대한 서둘러서 미분양 물량을 털어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급과잉과 금리인상까지 예상되면서 올해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단지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아예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분양가 확정을 앞둔 시기에 분양일정이 미뤄졌고, 대림산업이 경기도 광주에 전 가구 테라스를 적용해 공급하는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도 일정이 연기됐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에서 총 29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지만 절반에 달하는 14개 단지가 청약미달됐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총 분양단지 20개 중 11개가 청약마감에 실패하며 수도권 청약미달 현상을 심화시켰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지난해 11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만6578가구로 전달보다 70.6%(1만1002가구) 폭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