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도시계획 총괄’ 피터 비숍 교수 “도시재생 성공의 열쇠는 이해당사자 간 소통을 통한 합의”

입력 2016-01-13 21:09
도시재생 전문가인 피터 비숍 교수가 13일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도시재생 관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산시 제공

“도시재생 성공의 열쇠는 이해당사자 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합의입니다.”

영국 런던시장 직속의 ‘런던을 위한 디자인’ 조직을 총괄하며 런던 전체 도시계획을 맡고 있는 피터 비숍 교수가 경기도 안산시를 방문해 노하우를 공개했다. 그는 영국에서 도시재생 분야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비숍 교수는 13일 안산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도시재생 관련 토론회에서 “도시재생은 그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해야 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끊임없는 변화에 유연하게 적용되는 도시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당사자 간 소통과 합의”라고 강조했다.

비숍 교수는 런던을 위한 디자인의 대표적 사례로 도심 교통의 요충지인 킹스크로스역 주변 역세권 재생 사업을 거론했다. 그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충돌과 도심 땅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킹스크로스역 주변의 재생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약 6년간 7500여명이 참여한 353회 미팅을 가졌다”며 “힘들고 어려웠지만 인내를 갖고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세심하게 귀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 결과 불가능해 보였던 킹스크로스역 주변의 재생 마스터플랜에 106개의 합의사항이 도출됐다고 했다.

비숍 교수는 “이 과정에서 재생프로젝트를 주도한 개발사와 관할 구청이 재생의 원칙을 우선 합의했으며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재생프로젝트의 상세 목표를 도출했다”며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마침내 2006년 이해당사자들 간 협의사항을 구체화한 마스터플랜이 최근 완성돼 건축 허가를 받게 됐다”며 “최종 마스터플랜의 담긴 내용은 세심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충분히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재생 지역의 40%를 공공 공간으로 구성하고 2000가구 주택 건설, 전체 주택의 42%는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구성했다”며 “50개의 오피스 건물, 재생된 20개의 문화·산업유산 보존 건물, 20개의 인도와 차도, 10개의 공공 광장과 공원 등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비숍 교수는 “마스터플랜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함이다. 전체 마스터플랜에서 제시된 용적률은 법적으로 허가된 용적률의 80%에 불과하다. 20%를 계획하지 않은 공간으로 남겨뒀다”며 “재생사업 기간도 15년으로 계획해 2007년부터 시작된 건설사업은 2020년에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30년의 역사를 갖는 안산은 이제 성숙기로 접어드는 도시로 사회통합과 환경친화도시라는 21세기에 적합한 전략적 의제를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안산시는 시 승격 30주년을 기념, 지속가능한 도시 미래상을 준비하기 위해 영국의 비숍 교수와 사회적기업의 선구자인 해크니개발협동조합 도미닉 에디슨 대표를 초청해 자문을 구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