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소년병의 첫 임무는 이교도 부모 제거하기… 탈출한 IS 소년병들 고백

입력 2016-01-13 21:15
이슬람국가(IS)는 어린 소년병들을 테러리스트로 양성하고 있다. IS가 지난해 1월 공개한 사진 속 소년병은 러시아 스파이로 불리는 인질 2명을 총살했다.

12세 소년 나시르(가명)는 최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손아귀를 벗어나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구의 에시안 난민촌에서 엄마와 재회했다. 이곳에는 IS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야지디족 약 1만5000명이 모여 살고 있다. IS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적진으로 가야 하는 신세가 될 뻔했던 그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그는 “우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아 엄마가 생각날 때면 가능한 한 조용하게 혼자 눈물지어야 했다”며 “IS로부터 탈출해 마침내 엄마와 다시 만났을 때 비로소 원래 삶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12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IS가 틈날 때마다 “미국과 이교도들은 우리를 모두 죽이려고 한다”고 60명 정도 되는 소년병들에게 세뇌시켰다고 말했다. 처음에 “IS 전사들은 너희들을 사랑하며 너희 가족을 잘 돌봐주고 있다”고 말하던 IS는 점차 시간이 지나자 “너희 부모들도 이교도였다”며 “너희의 첫 임무는 이교도인 부모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턴 우리가 너희의 유일한 가족”이라고 덧붙였다고 나시르는 털어놨다. 5살배기 소년부터 어느 누구도 ‘칼리프의 자녀들’이 되기 위한 혹독한 훈련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고 나시르는 전했다.

IS의 소년병 차출에 응하지 않으면 가혹한 폭력을 감수해야 했다. IS에서 탈출한 11세 소년 노우리가 소년병 합류를 거부하자 IS 대원은 그의 다리를 세 군데나 부러뜨렸다. 다리를 절뚝거리는 그에게 ‘쓸모없는 놈’이라는 IS 대원들의 비아냥이 이어졌지만 총살되지 않고 살아서 할머니 곁으로 돌아간 게 그나마 행운이었다. 그와 함께 풀려난 5살짜리 동생 사만은 걸핏하면 대원들에게 손바닥을 맞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CNN은 IS를 탈출한 뒤에도 머리 자르기를 거부하는 등 소년병들의 정신적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편 IS는 “수염을 깎고 서양식 옷을 입되 눈에 띄는 색 조합은 피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위한 영문 지침서를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배포했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전했다.

64쪽 분량의 이 지침서에는 신분 위장 시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 가짜 문서상의 이름을 모두 통일하라는 ‘기본’부터 이메일·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암호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목록, 소조직을 만들 때 조직원들이 알고 지내는 다른 조직원의 수를 제한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