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5, 갤S7과 같은 날 공개… LG전자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16-01-13 20:56 수정 2016-01-14 00:11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부활을 위해 초강수를 뒀다. 전략 스마트폰 G5를 삼성전자 갤럭시S7과 같은 날 공개해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밀리는 상황에서 맞대결했다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G전자는 다음 달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한다는 내용의 초대장(사진)을 13일 발송했다. 전 세계 매체를 대상으로 한 초대장에는 ‘놀이가 시작된다(play begins)’라는 문구와 함께 손잡이가 달린 녹색 상자가 놓여 있다. G5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행사에만 초대장을 발송한 전례를 보면 G5를 공개할 것이 확실하다.

LG전자는 그동안 G시리즈 출시 시기를 계속 앞당겨 왔다. 첫 제품인 G를 2012년 9월에 선보인데 이어 G2는 2013년 8월, G3는 2014년 5월, G4는 지난해 4월 각각 공개했다.

LG전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강자인 삼성전자의 신제품과 정면대결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연초부터 신제품을 내놓은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120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던 G4가 부진을 겪은 것도 G5 조기 출시 원인으로 꼽힌다.

G5는 퀄컴 스냅드래곤820을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G4가 프리미엄 제품임에도 최고 사양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하지 않아 외면받았던 것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G5는 메탈 소재를 사용한 감각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후면에 듀얼 카메라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계획 중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LG페이’도 G5에서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제품 경쟁력은 자신 있기 때문에 판매 시점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G시리즈가 갤럭시S 시리즈보다 늦게 시장에 나오다보니 관심이 떨어지고 판매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V10이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친 것도 갤럭시 노트5 이후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승부수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G5가 스마트폰 자체로 얼마나 경쟁력이 뛰어난지와 상관없이 시장 상황 자체가 LG전자에 녹록지 않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고,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과 삼성이 양분하고 있다. 애플은 자체 생태계가 견고하기 때문에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이탈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지난해 갤럭시S6부터 프리미엄 제품에 ‘삼성페이’를 탑재했다. 삼성페이의 편리함을 알게 된 사용자가 이를 포기하면서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 또 삼성전자는 기어VR까지 더하며 ‘삼성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한 상태다. G5가 경쟁사의 특화 기능을 상쇄시킬 만한 요소를 내놓지 못한다면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등 사양 때문에 제품을 선택하는 시기는 지났다”면서 “왜 LG전자 스마트폰을 써야 하는지 소비자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