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녹는 금속나사로 뼈 복원원리 규명

입력 2016-01-13 18:41

몸에서 녹는 ‘금속 나사’로 부러진 뼈를 복원하는 원리가 규명됐다. 환자에게 이식된 금속 나사는 1년 뒤 녹아 완전히 없어졌고 손상된 뼈는 부작용 없이 붙었다. 낙상 사고 등에 따른 골절 치료에 새로운 장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김유찬(사진) 박사팀은 아주대병원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마그네슘과 칼슘, 아연 등으로 구성된 ‘생분해성 금속(임플란트)’을 만들어 골절 환자에게 이식한 결과 8주 뒤부터 마그네슘 합금이 서서히 녹으면서 주변 뼈와 비슷한 조직을 만들고 뼈를 형성하는 세포를 불러들여 새로운 뼈를 만드는 것을 관찰했다고 13일 밝혔다. 확인 과정에 ‘특수 골염색법’과 전자현미경이 활용됐다. 생분해성 금속 합금이 체내에서 녹는 과정을 보여주는 세계 첫 연구 성과다.

연구진은 골절 환자 53명에게 마그네슘 합금을 이식한 뒤 6∼12개월 관찰한 결과 아무런 문제없이 치료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골절 부상은 부러진 뼈를 고정하는 금속 장치를 사용해 수술하는데, 몸속에 남아있는 금속 때문에 부작용을 겪거나 나중에 다시 꺼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면서 “녹는 금속 임플란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손가락 같은 작은 부위의 골절에만 사용이 가능하고 발이나 무릎 등 큰 부위는 향후 강도나 유연성을 보강한 마그네슘 합금이 개발돼야 적용할 수 있다.

김 박사는 “뼈 전반에 사용할 수 있는 합금이 개발되면 30조∼40조원의 골절 치료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