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뼈로 푸는 과학-머리뼈] 머리뼈로 추적하는 놀라운 동물의 비밀

입력 2016-01-14 18:49

동물도감류는 흔하다. ‘동물의 왕국’은 그만큼 아이들의 왕성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은 동물의 세계를 뼈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새롭다. 동물의 생생한 생김새가 드러나는 살갗 아래 숨어 있는 머리뼈들이 지면 가득 차지한다. 머리뼈만 요모조모 관찰해도 무엇을 먹고 어디에 살며 어떻게 환경에 적응해 왔는지 유추할 수 있다.

동물의 왕 호랑이의 두개골. 벌어진 입의 양옆, ‘열육치’라고 부르는 고기를 찢는 이빨이 예리하다. 반면에 코끼리 이빨은 아주 가지런하다. 이것만 봐도 코끼리는 덩치만 클 뿐 순한 초식동물임을 알 수 있다. 크릴새우와 작은 물고기를 먹어치운다는 혹등고래의 머리뼈에는 거대한 턱뼈 위로 칫솔 털 같은 수염판이 촘촘히 달려 있다. 혹등고래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한꺼번에 쓸어 담듯이 먹이를 먹는 모습이 상상이 간다. 살모사는 어떤가. 커다란 송곳니가 고름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이빨만 봐도 으스스해진다. 말의 눈은 머리뼈 위쪽에 높이 위치하면서 얼굴의 양 옆에 달려 있어서 주변과 적을 잘 살필 수 있다.

이렇듯 뼈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멸종된 공룡에 대해서도 과학자들이 어떻게 살고 먹고 생활했는지 알 수 있는 것도 뼈 화석을 보고 유추한 덕분이다. 이빨과 턱의 모양을 보고 육식동물인지, 초식동물인지 밝혀냈고, 부리의 유무와 모양새 등을 보고 생김새를 그려보는 것이다. 그런 고고학자의 기분을 선사한다. 동물 사진을 보고 정보를 습득하는 수동적인 독서에서 나아가 관찰하고 추리하면서 자연스레 생김새와 움직임을 상상할 수 있다.

‘머리뼈’를 포함해 ‘공룡뼈’ ‘동물뼈’ 등 총 3권이 시리즈로 나와 있다. 동물의 뼈대를 관찰하며 동물의 생태를 추적하는 탐정이 되어보기를 권하는 책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