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는 인재 영입 ‘맞불’… 탈당 파장 축소에 총력

입력 2016-01-13 21:17 수정 2016-01-14 00:2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병헌 최고위원과 귓속말을 주고받고 있다.이동희 기자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비서실장’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탈당을 공식화했다. 전남의 주승용 장병완 의원도 탈당을 선언했다. 호남발 연쇄탈당이 현실화되자 주류 측은 “교체 대상이 나간 것”이라며 파장 축소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도 나흘 연속 외부인사 영입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박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음주 탈당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탈당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문 대표나 더민주에 대해 어떤 원망과 불평도 하지 않고 떠나겠다”면서도 “문 대표에게 (대표직을) 내려놓도록 말씀드렸지만 그분의 생각은 달랐다”고 서운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박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문 대표까지 포함하는 야권 통합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승용(전남 여수을) 장병완(광주 남) 의원도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당 합류 의사를 밝혔다. 주 의원은 “결국 국민의당으로 들어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장 의원은 국민의당 합류를 공식화했다. 두 호남 의원의 탈당으로 지난달 13일 안 의원 탈당 이후 더민주 의석은 127석에서 113석으로 감소했다. 앞으로 6명 이상의 호남·수도권 의원이 더민주를 떠나 국민의당에 합류할 경우, 호남 내 제1당은 물론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해진다.

주류 진영은 탈당 파장 축소에 안간힘을 썼다. 문 대표 최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교체 대상이 떠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호남 민심이 바꾸라고 지적한 호남 의원들이 떠난 것”이라며 “탈당하신 분들의 빈자리에 새로운 인재를 제시하는 것이 호남 민심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했다. 전날 탈당한 권노갑 전 상임고문의 탈당에 대해선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동교동계의 탈당이 호남 민심과의 결별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안 의원에 대해서도 “주체와 비판대상을 적시하지 않는 화법을 사용한다”며 우회 비판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탈당 바람이 수도권으로 상륙하고 있다는 분석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고, 정청래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의 힘보다는 입당의 힘이 더 크다는 것을 우리 당은 앞으로 입증해 보이도록 하겠다”고 장담했다.

문 대표는 연일 ‘새 인물’을 발표하며 탈당 후폭풍 차단에 나섰다. 문 대표의 8호 외부인사는 기획재정부 과장 출신인 김정우 세종대 교수로 ‘야당 험지’인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교수는 12∼15대 같은 지역에서 다섯 번 출마해 낙선한 더민주 김철배 강원도당 고문의 아들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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