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새 용병 알렉산더 프로배구 트라이아웃 다음시즌 기준점 될까

입력 2016-01-13 21:15 수정 2016-01-14 00:16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영입한 대체용병 알렉산더를 지켜보는 눈들이 심상치 않다. 부상 후 제외된 군다스를 대신해 긴급 수혈된 알렉산더는 지난 7일 치른 한국전력전에서 30점을 올리며 팀을 악몽 같은 9연패에서 건져냈다. 세터 김광국과의 호흡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경기를 읽는 시야와 타점은 기존 값비싼 용병들과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비록 이어 열린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전에서 승리를 이끌지 못했지만 상품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13일 2대 3으로 패한 삼성화재전에서 35점을 기록한 그는 최근 독일대표팀 경기로 피로에 지친 그로저(36점)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알렉산더는 한국에서 뛰었던 용병들과 달리 러시아 2부 리그 출신이다. 용병의존도가 높은 한국프로배구 특성상 그동안 많은 팀들이 비싼 몸값을 치르며 세계정상급 공격수 영입에 혈안이 돼왔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영입하다보니 몸값이 연봉 15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유럽에서 뛰는 주전 공격수들의 평균 몸값의 2배에 이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과열된 용병 몸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번 시즌을 마치고 남자선수에게도 트라이아웃(공개선발제도)을 실시하기로 했다. 연봉 상한선도 30만 달러로 제한했다. 이 액수에 맞춰 과연 좋은 선수들이 올까 궁금해 하던 차에 한 등급 떨어지는 알렉산더가 국내에 뛰어든 것이다. 알렉산더의 급여는 3개월에 20만 달러로 알려졌다.

알렉산더는 유럽 배구 강국인 러시아의 2부 리그 로코모티브 이즘루드에서 득점 선두를 달리던 선수였다. 기존 국내에서 뛰던 용병들이 대부분 자국 주전 공격수이거나 유럽 1부 리그 주전선수였던 것에 비하면 알렉산더의 영입은 다소 모험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한국 배구에 빨리 녹아들면서 2부 리그 선수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트라이아웃에 의해 알렉산더급 용병들이 투입되면 다음 시즌은 국내 선수들이 승부의 키를 쥐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각 팀이 용병 영입에 쏟아 붓던 예산을 국내 유망주 육성에 쓸 수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배구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는 분석도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