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와 C채널은 최근 서울 강동구 C채널 스튜디오에서 한국교회 주요 목회자들을 초청해 ‘신년 좌담-한국교회, 희망을 말하다’를 가졌다. ‘교회여 통일을 준비하자’를 주제로 열린 세 번째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좌담 참석자
● 김형민 대학연합교회 목사
● 박성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 황덕영 안양 새중앙교회 목사
<사회 : 김병삼 성남 만나교회 목사>
-세 분 모두 청년 중심의 사역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과 통일관련 사역을 하며 느낀 점을 말해 달라.
◇황덕영 목사=지난해 특별히 북한선교에 초점을 맞췄다. 하나님이 한반도를 품고 기도하게 하는 마음을 주셨다. 청년들과 함께 남쪽의 여섯 개 도를 방문해 전도여행을 하고, 북쪽의 여섯 개 도를 품고 기도를 했다. 한라산에 올라 통일한국에 대한 비전을 선포했고, 가을에는 백두산에 올랐다. 직접 북한 땅을 바라보니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열망이 더 타오르는 것 같았다. 올해도 계속 청년들과 통일관련 사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성민 대표=통일비전캠프를 열어 청년들의 통일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달 말에도 개최한다. 올해로 9년째 지속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훈련시켜 통일한국의 준비된 지도자로 세워야 한다. 우리 기성세대에게는 통일한국을 다음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사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형민 목사=이 시대 역사적 사명은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교회가 통일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통일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같이 느껴진다.
-사회 전반적으로 통일의 유익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한 것 같다.
◇김 목사=삶이 너무 각박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스펙을 쌓기에 열중하느라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젊은이들은 통일에 관심이 없다. 통일은 정치적 시선이 아닌 복음적 관점을 갖고 이해해야 한다. 북한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구해내고 싶어 하는 마음, 그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통일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이기적인 마음을 갖는 것은 복음적이지 않다.
◇박 대표=통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북한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 자유민주주의의 우월함은 우리 모두가 인정한다. 하지만 북한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 없이 무조건 남한에 편입돼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김 목사=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북한을 무조건 가난한 나라로 치부하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이런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크리스천의 역할이다.
-특별히 청년들의 인식변환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황 목사=하나가 되려면 본인의 것을 내려놓고 겸손하게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다르다고 경제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통일이 안 되는 게 아니다. 복음적 관점을 갖고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사랑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박 대표=통일기금을 모아야 한다. 한 예로 CCC는 회원 각자가 개인 소유의 ‘통일통장’을 마련하게 했다. 통일을 위해 기부케 하는 게 목적이다. 통일통장은 고 김준곤 목사의 ‘FOOD BANK’ 정신을 이어받아 구성한 것이다. 영친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영친은 ‘영적 입양(Spiritual Adoption)’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데 각자 북한의 특정지역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는 것이다.
◇황 목사=교육과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교회는 예배와 교육의 모든 과정에 통일관련 내용을 접목시켜야 한다. 북한 전문 NGO 등 북한 사역 단체와 교회가 연합해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김 목사=한국교회가 먼저 연합과 일치를 이뤄야 한다. 하나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탈북민들에게 맹목적으로 물질을 지원하는 것을 지양하고 복음부터 전해야 한다.
-교회가 연합해서 통일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박 대표=지난해 10월 경기도 성남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린 ‘원 코리아 연합기도회’가 좋은 예다. 북한선교 단체들과 여러 교회가 모여 금식하며 북한구원과 통일을 위해 기도의 힘을 모았다. 한국교회는 기도로 마음을 모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지 않으면 하나님이 통일을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다.
◇황 목사=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연합을 위해서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본인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다른 이를 지지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겨야 한다. 통일을 하려면 국토·제도의 통일뿐 아니라 마음까지 하나가 돼야 한다. 한국교회는 탈북민들과 만나 함께 뒹굴며 마음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
◇김 목사=통일을 위해서는 순결이 필요하다. 주님이 원하면 통일은 당장 내일이라도 된다. 그러나 북한과 남한 사회에 만연한 죄와 물질의 우상들을 타파하지 않는 한 이뤄지지 않는다.
-남과 북의 민간 교류에 대한 생각을 말해 달라.
◇황 목사=매우 필요하다. 단 정치적으로 악용돼선 안 된다. 요셉은 하나님의 청사진에 따라 7년의 풍년 뒤 닥친 7년의 흉년에 대비했다. 한국교회는 민간교류의 길이 열릴 때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연합해서 생각해야 한다.
◇박 대표=기독교인은 화평케 하는 존재들이며 사랑을 전하는 존재들이다. 교회는 정치적 입장을 갖고 접근하면 안 된다. 대북지원을 할 때도 우리가 돕는다고 그들(북한)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탈북민 선교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강조돼 왔다. 그들을 통해 통일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 달라.
◇박 대표=현재 국내에 3만명에 달하는 탈북민이 있고 이들 중 35%가 기독교인이다. 탈북민은 목사 20여명을 포함, 100여명이 교역자로 활동 중이다. 전국에 20개의 탈북민 교회가 세워졌다. 그들은 북한기독교총연합회를 만들어 통일 이후의 한국선교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그들과 얼마나 협력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들과 함께 북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황 목사=탈북민과 함께 디아스포라는 매우 중요한 선교자원이다. 북한선교를 위해 한국 청년을 깨우려면 한국교회와 디아스포라가 서로 손을 맞잡는 것이 필요하다.
-통일준비의 우선순위를 말해 달라
◇김 목사=회복시키시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 결국은 기도가 답이다. 제일 중요한 키(Key)는 탈북민들이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그들을 순수한 복음으로 끌어안고 성령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북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북한이라 여기고 미래의 영적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
◇박 대표=통일은 곧 하나님의 나라와 같다. 이미 도래했지만 동시에 아직 임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미 탈북민 3만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다. 그들을 훈련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또 우리 스스로 인식의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훈련 받아야 한다. 숭실대와 한동대 등에 통일 관련 교육기관이 생겼다. 이런 기관을 통해 목회자와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황 목사=하나님만이 통일을 이루실 수 있다.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잘 살펴야 한다. 기도해야 한다. 한국교회 안에서 통일을 향한 기도의 붐이 일어나야 한다. 배워야 한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기반으로 통일의 유익과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알면 알수록 더 구체적으로 기도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연합해야 한다. 교단 간의 벽과 탈북민과의 벽도 허물어 하나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음세대를 챙겨서 올바른 역사교육을 시키고,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청년들을 끌고 나가 현장을 보여주고 교육시켜 마음에 불을 붙여야 한다. 온 세대가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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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희망을 말하다] ‘통일=하나님의 나라’… 먼저 기도로 지혜 얻고 마음 모아야
입력 2016-01-13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