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회의실에서 ‘금융정책 수요자 간담회’가 열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부터 시작해 고위 관료와 금융회사 대표들이 근엄한 표정으로 앉은 회의장에 젊은 여성 참석자가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에서 전화상담을 하는 이모(29)씨였다.
이씨의 등장에 다른 참석자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간담회는 올해 주요 금융개혁 과제에 대해 금융위와 시장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은행권은 대개 부행장들이, 핀테크와 관련된 IT업계에서는 회사 대표들이 짙은 양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말 문을 연 보험다모아 현장 중에서도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최전선에 있는 상담자였다. 금융위는 이씨를 임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혔다.
임 위원장은 어떤 문의전화가 가장 많이 오는지 물었다. 이씨는 “자동차보험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며 “초기 단계이다 보니 바로 가입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사고이력이나 가입경력 등 개개인의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보험료가 산정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빨리 시정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 같습니다.”
가감 없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씨의 목소리에, 이날 간담회에 동석했던 이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금융위 참석자들뿐 아니라 다른 업권 사람들도 간담회를 마치고 나가면서 다들 이씨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보험상품을 한번에 모아 비교해볼 수 있는 보험다모아는 문을 연 후 지금까지 3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이씨가 지적한 문제점을 개선해 4월쯤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비즈카페] 금융委 간담회에 보험상담원이 온 까닭
입력 2016-01-12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