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공격’ 구체화… 北 핵사용 의지 꺾는다

입력 2016-01-13 04:00

한·미 군 당국이 ‘4D작전’ 조기 적용 카드를 꺼내든 것은 북한의 핵무장 고도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신들의 주장처럼 ‘소형화된 시험 수소탄’ 수준에까지 도달한 건 아니지만 거듭되는 핵실험을 통해 한반도는 물론 조만간 해외 미군기지를 위협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4D작전 훈련 왜 앞당기나=군 관계자는 12일 “북핵 위협이 현실화될 것을 상정해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숙달해 놓을 필요가 커지고 있다”며 “조기 적용을 통해 북한의 핵 사용 의지를 사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실시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작전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는 북한 급변사태나 유사시 WMD가 불량집단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측면이 강했다. 실제 사용 가능성은 낮다고 본 셈이다.

하지만 4차 핵실험 이후에는 이런 평가가 달라졌다. 핵탄두 소형화 진전에 따라 북한이 ‘절대무기’로 꼽히는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관리 차원이 아니라 실제 무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강한’ 작전 실행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4D작전의 핵심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보일 경우 즉각 선제공격에 나선다는 것이다. 선제공격이 가해지면 핵폭발 피해는 고스란히 북한이 입게 된다. 이번 훈련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경고하는 목적도 담겨 있다.

◇4D작전 계획이란=핵·탄도미사일을 탐지(Detect)·방어(Defence)·교란(Disrupt)·파괴(Destroy)하는 작전이다. 한·미는 현재 4D작전을 ‘개념’ 단계에서 ‘작전계획’ 단계로 발전시키고 있다. 작전계획화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 표적 목록을 작성하고 이를 타격하는 부대와 무기체계들이 세부적으로 배당돼 상황발생 시 즉각 가동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양국 군은 매년 북한군 전력과 전략 변화를 추적해 유사시 공격하는 표적 목록을 작성한다. 올해 연합 군사훈련 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 목록이 보다 최신화될 것으로 보인다. 목록에 오른 표적들은 집중탐지 대상이 된다.

탐지(Detect)는 미국 군사위성과 U-2 정찰기, 한국군 백두·금강 정찰기, 탐지거리가 1000㎞에 육박하는 레이더 등이 투입된다. 2018년 국내에 도입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주요 탐지자산이다. 각종 감청 및 신호 분석도 실시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 징후는 1분 안에 탐지돼야 한다. 미사일 추진체의 화염이나 감청 등을 통해 발사 사실이 확인되면 공격 좌표가 1분 안에 결정되고 어떤 무기로 타격할 것인지 결정하고 3분 안에 이 타격 무기를 발사해야 한다.

방어(Defence)는 늦어도 20분 안에 모두 이뤄져야 한다. 북한이 평양 이남에서 핵탄두를 장착한 스커드 미사일을 남한으로 발사할 경우 4∼5분이면 수도권에 도달한다. 최대 사거리가 1300㎞인 노동미사일을 자강도 지역에서 발사해도 15분이면 남한 상공에 도달한다.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다.

타격 수단은 발사된 미사일을 파괴할 때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과 국내에서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중거리 요격미사일(M-SAM), 장거리 요격미사일(L-SAM)이 동원된다. 동시에 북한 핵·미사일 지휘시설을 교란(Disrupt)하기 위해 공군 주력 전투기 F-15K와 KF-16, 미군 전투기들이 출격한다. 이들은 원거리에서 정밀 유도미사일로 이들 시설을 공격해 마비 상태로 만든다.

파괴(Destroy)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감청이나 주요 시설의 움직임 등에서 사용 징후가 분명한 경우 실시된다. 일종의 선제타격이다. 사거리 500㎞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 등을 장착한 전투기나 사거리 1000㎞ 이상인 순항미사일 탑재 잠수함이 동원된다. 군 관계자는 “방어와 교란, 파괴 단계는 상황에 따라 순서에 상관없이 적용된다”며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핵·미사일 발사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올해 훈련은 대부분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무기체계들을 가동할 수는 없어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시뮬레이션 훈련이 실시될 전망이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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