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출마탓 空席 늘자 들뜬 公僕들

입력 2016-01-12 20:57

“10개월 장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나?” “20대 총선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1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으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될 유일호 후보자는 지난해와 올해 서로 다른 인사 청문회장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나섰던 지난해 3월 야당 의원들은 ‘10개월짜리 장관’이라고 질타했다. 10개월은 유 장관이 4월 13일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나온 지적이다. 11일 기재부 장관 청문회에선 여당 의원들이 ‘총선도 포기했다’고 칭찬했다.

세종시 관가는 요즘 들썩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고위 공무원들이 공직에서 줄줄이 사퇴하면서 빈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1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이 줄줄이 퇴임식을 가졌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도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에 출마하기 위해 이날 공직을 떠났다.

가장 들뜬 이들은 기재부 관료들이다. 최근 정부 내 주요 보직은 기재부 출신이 차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재부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국조실은 국무총리를 도와 각 부처 정책을 조율하는 장관급 자리로 기재부 출신이 주로 맡아왔다.

기재부에 있었던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과 김상규 조달청장이 추 실장의 후임으로 꼽히고 있다. 조달청, 관세청 등 외청장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두 자리 역시 전통적으로 기재부 출신이 맡아왔다.

새 장관이 취임하는 부처들도 차관급과 국·과장 등 후속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미 1차관 자리가 공석이다. 주형환 1차관이 총선에 출마하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임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와 최상목 청와대 경제비서관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세종=서윤경 기자